BYD와 정면승부 피하는 테슬라…전기차 전쟁에서 벗어나 로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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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와 정면승부 피하는 테슬라…전기차 전쟁에서 벗어나 로봇으로
  • 이현성 기자
  • 승인 2026.01.3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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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S·X 퇴장은 ‘중국 EV 회피 전략’의 신호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테슬라가 모델 S와 모델 X 생산 중단을 예고했다. 단순한 판매 라인업 조정이 아닌,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 구도에서 한 발 물러서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과 물량 중심으로 재편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중국이 제시하는 경쟁 방식 자체를 피하는 길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델 S와 모델 X는 명예로운 퇴역을 준비할 시점에 왔다”며 “지금이 마지막 주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테슬라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기존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은 이미 중국 업체로 이동하고 있다. BYD는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고,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과 생산 규모를 동시에 키우고 있다. 여기에 샤오펑, 리오토, 지리 계열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중국 EV 시장은 ‘규모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면에 진입했다.

이 같은 환경은 테슬라에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테슬라는 수직계열화를 강화해 왔지만, 중국 업체들처럼 배터리·부품·원가 구조 전반을 국가 차원에서 압박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긴 쉽지 않다. 가격 인하 경쟁에 깊이 들어갈수록 수익성이 훼손되는 구조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948억달러로 창사 이래 처음 감소했고, 순이익은 8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1% 급감했다.

반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마진보다 점유율을 우선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규모를 키운 뒤, 중동·동남아·유럽 일부 지역으로 저가 공세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대결 구도에서 테슬라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정면 대결 대신, 로봇과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경로를 택했다. 일론 머스크가 완전자율주행 기반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반복해서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AI와 로보틱스가 향후 세계 경제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로보택시를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키고, 내년 말 휴머노이드 로봇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소유의 비상장 AI 기업 xAI에 약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와 흐름을 같이한다.

일론 머스크는 모델 S·X 생산 중단과 함께 미국 프리몬트 공장을 옵티머스 전용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는 전기차 생산 설비를 로보틱스 제조 인프라로 바꾸겠다는 발상 자체가 테슬라가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한 발 물러나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테슬라 주가는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테슬라를 단순히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결합한 AI 플랫폼 기업으로 재정의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옵티머스와 로보택시의 상용화 시점과 수익성 확보 여부가 향후 테슬라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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