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니지먼트 프리즘]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12월에만 '자선경기'에 2억…용처 미기재 '도마 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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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매니지먼트 프리즘]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12월에만 '자선경기'에 2억…용처 미기재 '도마 위'①
  • 박한솔 기자
  • 승인 2026.02.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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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61%는 ‘자선경기’, 선수 지원은 30%
“공시 내용 사실과 다를 경우 법적 검토 불가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의 2024년 기부금 지출 명세서. 선수협은 2024년 12월 한 달간 3387건, 1억9200만원을 '자선경기'에 지출했다. (출처=KPFA)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 2024년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 일부. (출처=KPFA)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선수 권익 보호 단체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가 2024년 12월 한 달간 3385건, 1억9200만원을 '자선경기' 명목으로 집행했다. 31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지출했다면 하루 109건, 620만원을 써야 가능한 속도다. 누가 돈을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녹색경제신문〉이 2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를 확인한 결과, 선수협은 2024년 총 3억1341만7590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자선경기 지출이 1억9200만원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선수 지원은 9410만원(30%), WK리그 시상식은 2056만원(7%), 유소년 팀 지원은 640만원(2%)이었다. 선수협의 핵심 임무인 선수 지원보다 자선경기에 두 배 가까운 돈이 쓰인 셈이다.

자선경기 지출 1억9200만원 전액은 3387건의 개별 지급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3385건이 12월 한 달에 집중됐다. 1~11월엔 단 2건(10월 27만5000원, 11월 75만원)만 집행됐다.

공익법인의 결산 및 기부금 공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0조의3에 근거한다. 해당 조항은 공익법인이 사업연도 종료 후 일정 기간 내에 재무제표와 함께 기부금 모집 및 지출 내역을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자산 규모 등에 따라 간편한 방식의 공시도 허용하고 있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법인세법 시행규칙 별지 제63호의7서식’에 따르면 공익법인 기부금 명세서 작성 지침은 지급처명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공란으로 둘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지급 금액과 구체적 지급 내용은 반드시 기재하도록 규정한다. 선수협 명세서의 자선경기 항목에는 '자선경기'라는 지급 목적만 표기돼 있을 뿐, 후원물품·용역비·대관료 등 구체적 지출 내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의 2024년 기부금 지출 명세서 첫 페이지. (출처=KPFA)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 2024년 기부금 활용실적 명세서 중 지출 내역. 자선경기 지출이 12월에 집중된 흐름이 확인된다. (출처=KPFA)

12월 집중 지출로 기부금 대부분이 연말에 소진되는 구조도 드러났다. 명세서에 따르면 12월 기부금 수입은 1억2119만원이었지만 지출은 2억105만원으로, 수입보다 약 8000만원 많았다. 기말 잔액은 50만원에 불과했다.

또한 명세서는 '얼마를 썼는가'만 보여줄 뿐, '누가 왜 결정했는가'는 보여주지 않는다. 특히 전체 지출의 61%를 차지하는 자선경기 항목과 관련해 이사회 승인 여부나 집행 기준, 내부 절차 등 의사결정 과정은 문서상 확인되지 않는다.

명세서상 월별 지출 합계(3억1341만7590원)와 연도별 지출 합계(3억1307만5390원)도 일치하지 않는다. 같은 문서 안에서조차 숫자가 맞지 않는데, 이를 설명하는 주석이나 보충 자료는 어디에도 없다.

법률 및 세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출 구조에 대해 법적 검토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 로펌 변호사는 2일 <녹색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기부금 명세서가 사실과 다르게 작성될 경우, 공익법인 운영의 적정성을 둘러싼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돈호 노바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역시 “해당 지출은 공익 목적 달성에 직접 기여하고, 수혜자가 명확히 특정되는 구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현재 공개된 명세서만으로는 자선경기 지출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집행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연도별 집계에는 자선경기 관련 지급이 3387건으로 기재돼 있지만, 이를 실제 수혜 인원으로 환산할 수 있는 정보나 개별 수혜자에 대한 내역은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혜자와 집행 기준이 외부에서 확인되지 않는 공시 구조는 공익법인에 요구되는 투명성 기준에 부합하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경우 공익법인의 기부금 모집 및 활용 내역을 공개하도록 한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 제5항 제3호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은 같은 날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선경기와 같은 지출 방식이 선수 권익 보호라는 협회의 고유 목적 사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명확히 설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 2024년 기부금 활용실적 명세서 일부. 12월 지출이 크게 늘며 연말 잔액이 감소한 흐름이 나타난다. (출처=KPFA)

이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2일 본지와의 서면 질의응답에서 "자선경기 지급건수 3385건은 선수 및 관중 1600명에게 지급된 후원물품과 자선경기 관련 제반 비용"이라고 밝혔다. 답변서에는 1600명이 누구인지, '제반 비용'의 구체적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사회 승인 날짜나 회의록 등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지 않았다. 선수협은 "예산 규모 및 세부 지원 내역은 내부 운영 사항으로 공개가 제한된다"며 추가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답변서 하단에는 "원본 공개, 전문 인용, 이미지 노출 불가"라고 기재돼 있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0조의3은 공익법인에 기부금 지출 내용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국세청 공시 서식에는 ‘대표 지급처명’ 기재란이 있으나, 자선경기 항목은 공란으로 남아 있다. 선수협은 답변서에서 명세서를 "간편 서식"이라고 설명했다.

선수협은 답변서에서 "정관 및 내부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색경제신문>은 선수협 측에 정관과 예산 집행 관련 내부 규정 제공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을 수 없었다. 

박한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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