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 2곳 동시 참전 의미…인수자 부담액 최소 5000억원 변수
- 하나금융·한투 전략 엇갈려…예보 지원 규모가 M&A 성사 관건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예별손해보험 예비인수자로 하나금융지주·한국투자금융지주·JC플라워 3사를 선정했다. 국내 금융지주 2곳이 동시 참전하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무산된 매각과 달리 실질적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인수자가 부담해야 할 자본이 최소 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오는 3월 30일 본입찰까지 예보 재정 지원 규모가 매각 성사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 30일 대주주 적격성 등 사전심사와 인수의향서 평가를 거쳐 예비인수자 3곳을 확정했다. 이들은 오는 3월 30일 본입찰까지 5주간 실사를 진행하며 재무 건전성과 자본 확충 계획 등을 점검받는다. 예별손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9월 MG손해보험에 계약이전 및 영업정지 처분을 의결하면서 모든 보험계약과 자산을 넘겨받아 설립된 가교보험사로, MG손보는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뒤 예보가 여러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2024년 말에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인수전에는 국내 금융지주 2곳이 동시에 예비인수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이전 매각 시도와 차이가 있다. 업계에선 이들이 보험 부문 강화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전략 차원에서 보험사 매물을 검토해 왔다는 평가다. 특히 예별손보 인수 시 그룹 내 은행·증권과 연계해 장기 부채 기반 운용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전략적 관심사다.
다만 예별손보 인수 이후 재무 건전성 정상화에 필요한 자본 확충 부담은 세 예비인수자 모두가 면밀히 검토할 수밖에 없는 변수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급여력비율(K-ICS) 권고치 130%를 충족하려면 약 1조3000억원의 자본이 필요하고, 예보 지원이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는 만큼 인수자 부담액은 최소 5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예보와 금융당국의 재정 지원 규모가 최종적으로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본입찰 참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과 한국투자금융의 전략적 접근이 다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은행 중심 수익 구조를 보완하려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비중을 두는 반면, 한국투자금융은 증권·자산운용과 보험 간 시너지를 고려해 예별손보와 다른 보험 매물을 함께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JC플라워는 재무적 투자자(FI)로서 인수 후 구조조정과 회수 전략을 병행해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매각 절차 진행과 별도로 보험계약자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 예별손보의 모든 보험계약은 새로운 인수자나 5개 손해보험사 중 한 곳으로 조건 변경 없이 이전되며, 보험계약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재무 리스크가 드러날 수 있는 만큼 본입찰 완주 여부는 예보 지원 규모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