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 멀어 막막” 생활권 잃는 주민들
입점·납품업체 “문 닫으면 생계 직격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홈플러스 점포 폐점이 잇따르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미 전국 17개 점포가 문을 닫은 데 이어 이달에도 추가 폐점이 예정돼 있고, 하반기에는 상징적인 매장으로 꼽히는 잠실점까지 폐점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원천·가양·장림·울산북구·일산점이 문을 닫았고, 지난달에는 계산·안산고잔·시흥·천안신방·동촌점이 폐점됐다. 이달에도 부산과 울산, 전주, 화성, 천안 등 여러 지역 매장이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가장 큰 걱정을 하는 쪽은 지역 주민들이다. 대형마트 하나에 생활 편의를 의존해 온 주민들은 “다음은 우리 동네 차례가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녹색경제신문>에 “시장도 도보로 이동하기엔 멀고, 그동안 홈플러스로 주로 장을 봐 왔다”며 “문을 닫으면 고령자나 아이 키우는 집은 어디서 장을 봐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주민도 “마트 하나 없어지는 게 아니라 생활 기반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입점업체와 납품업체들의 상황은 더 절박하다. 매장 폐점이 곧바로 매출 중단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납품업체는 약 4600곳에 달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납품업체 900여 곳과 임대점주, 직원 대표기구, 노조까지 나서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긴급운영자금대출(DIP) 지원을 요청했다.
입점업체 관계자들은 “매장이 문을 닫으면 하루아침에 생계가 흔들린다”며 “홈플러스 한 곳에 매달려 장사해 온 소상공인에게 폐점은 곧 퇴출 통보와 다름없다”고 호소한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대체 유통 채널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피해가 더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노동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마트노조는 추가 폐점이 지역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며 정부 차원의 해법 마련을 촉구하고 있고, 지도부는 단식에 들어간 상태다. 노조 측은 폐점이 이어질 경우 고용 불안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홈플러스 측은 점포 정리와 인력 감축 등 자구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단기간에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긴급운영자금대출이 실행돼야만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줄줄이 내려가는 셔터 앞에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노동자들의 걱정은 점점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가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을 넘어 지역 생활 인프라와 민생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