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으로 당국 조사…시장 신뢰도 흔들
한화갤러리아·한세실업 등 공시 전 이상 거래 흐름 반복 관찰
최근 공개매수선 선행 급등 사라져…내부통제 체계 회복 신호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초대형 공개매수를 연이어 따낸 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키우고 있다. 과거 정보 유출 논란의 출발점이었던 ‘공시 전 주가 움직임’이 최근 딜에서는 사라진 모습이 나타나면서, 내부통제 강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EQT파트너스가 추진하는 더존비즈온 공개매수 주관사로 선정됐다. 전체 공개매수 규모는 약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NH투자증권이 조 단위 규모이자 글로벌 PEF가 참여하는 공개매수 딜을 수임했다는 점에서 공개매수 시장 내 존재감을 다시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개매수는 통상 기업 인수나 상장폐지 전략과 맞물리는 고난도 IB 업무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 PEF가 참여하는 거래일수록 주관사의 딜 수행 역량뿐 아니라 내부통제 수준이 핵심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1월에도 베인캐피털의 에코마케팅 공개매수(2800억원)를 수행하며 관련 공개매수 트랙레코드를 이어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최근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불과 몇 달 전 내부통제 논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으로 금융당국 압수수색과 검찰 고발 조치를 받으며 시장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실제 NH투자증권이 주관한 일부 공개매수 종목에서는 공시 이전 거래량 급증과 주가 변동이 동시에 나타났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한화갤러리아는 공개매수 공시(2024년 8월 23일) 하루 전 거래량이 189만주로 급증했다. 최근 3개월 평균 일일 거래량(40만~50만주)의 3~4배 수준이다. 또한 공시 전인 8월 14일엔 2분기 적자 전환이라는 악재성 실적 발표에도 당일 주가는 오히려 5.7% 상승했고 거래량은 354만주까지 늘었다. 당시 공시 이전 이상 거래 흐름이 나타나며 정보 유출 및 내부자 거래 의혹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한세실업 역시 공개매수 발표(2023년 4월 11일) 하루 전 주가가 7% 급등했다. 잉글우드랩은 공시(2025년 2월 6일) 이틀 전 주가가 14% 상승했고, 거래량은 167만주로 평소(10~30만주)의 5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공개매수 공시 이전 주가가 선행 움직임을 보일 경우 시장에서는 이를 '정보 선반영' 신호로 받아들이며 정보 유출 가능성과 내부자 거래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 NH투자증권이 주관한 공개매수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10월 이후 8만2000원~9만7000원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공개매수 공시가 나온 2월 23일 당일 23.5% 급등했다. 공시 이전까지 뚜렷한 이상 급등 흐름이나 거래량 급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에코마케팅 역시 공개매수 신고서가 발표된 1월 2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그 이전까지는 주가가 하락 흐름을 이어가며 1만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거래량도 공시 전까지 10만주 미만 수준을 유지하다 발표 이후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우연이라기보다 내부통제 강화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미공개정보 관련 이슈 이후 전반적인 통제 시스템을 정비했다"며 "미공개정보 접근 직원은 사전에 시스템 등록을 의무화했고, 임원 계좌는 물론 가족 계좌까지 점검·검증이 가능하도록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개매수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가 핵심 평가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PEF들은 단순한 트랙레코드보다 내부통제 수준을 더 중요하게 본다"며 "공개매수는 정보 민감도가 높은 거래인 만큼 내부통제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되는지가 주관사 선정의 핵심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EQT파트너스의 더존비즈온 딜 수임 자체가 NH투자증권 내부통제 체계가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PEF들은 정량 평가 체계를 통해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매우 엄격하게 본다"며 "최근 대형 공개매수를 연이어 수임했다는 것은 내부통제에 대한 시장 신뢰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