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줌업] 쿠쿠홀딩스, 회전문 사외이사에 85세 오너 연임…주주환원책은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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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줌업] 쿠쿠홀딩스, 회전문 사외이사에 85세 오너 연임…주주환원책은 배제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6.03.25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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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홀딩스↔쿠쿠홈시스 사외이사 회전문 선임, 거버넌스 잡음
실적은 성장·주가는 정체...자사주 활용 방식에 ‘밸류 디스카운트’
쿠쿠본사 전경 (사진=쿠쿠 홈페이지 캡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쿠쿠홀딩스가 계열사와의 사외이사 ‘맞교환’ 구조를 유지한 채 고령의 오너 경영 체제를 이어가면서 지배구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낮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방안이 주주총회 안건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두고 불만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쿠홀딩스는 지난 24일 이뤄진 정기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로 이성호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와 김상희 현대회계법인 이사를 선임했다.

이성호 교수와 김상희 이사는 쿠쿠홀딩스의 자회사 쿠쿠홈시스에서 6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임기 상한제에 따라 쿠쿠홈시스를 떠나 쿠쿠홀딩스로 보직을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쿠쿠홈시스는 올해 주총 안건으로 쿠쿠홀딩스에서 6년간 사외이사를 맡은 허준영씨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했다. 

이는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거수기 확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상법상 이러한 '돌려막기' 식 인사가 불법은 아니지만, 이미 경영진과 유대관계를 형성한 사외이사가 본연의 목적대로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쿠쿠홀딩스와 자회사 쿠쿠홈시스는 현재 창업주 구자신 회장의 아들 구본학 대표가 실질적 경영권을 쥐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신규 선임에 대한 안건의 찬성률은 약 60% 수준에 그쳐 다른 안건 대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부 주주들이 거버넌스 구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1941년생인 구자신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쿠쿠홀딩스는 구 회장과 아들인 구본학 이사로 구성된 2인 사내이사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사외이사 비중은 60%로 형식적 요건은 충족하고 있지만, 이들 상당수가 계열사 이사회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사회가 오너 일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상장사 중 이 같은 거버넌스 리스크를 안고 있는 기업은 적지 않지만, 쿠쿠홀딩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실적과 자산 규모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24일 종가 기준 쿠쿠홀딩스 주가는 2만7700원으로, 시가총액은 1조200억원 수준이다. PBR은 약 0.6배, PER은 약 6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동종업계 대표 기업인 코웨이와 비교해 PBR은 약 60%, PER은 약 20% 낮은 수준이다.

실적 흐름은 오히려 견조하다. 쿠쿠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9209억원, 영업이익 1140억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 특히 2023년 이후 매출이 매년 1000억원 단위로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쿠쿠홀딩스는 자회사 쿠쿠전자(가전)와 쿠쿠홈시스(렌탈)를 축으로 ‘투트랙 성장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쿠쿠전자는 기존 전기밥솥 중심에서 벗어나 음식물처리기·청소기·뷰티·펫가전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매출 기반을 넓혔고, 실제로 밥솥 외 가전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올라서는 등 포트폴리오 전환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쿠쿠홀딩스의 주가는 2만원 후반대에서 횡보하며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 배경으로 자사주 활용 방식과 현금성 자산 운용 전략을 지목한다.

지난해 말 기준 쿠쿠홀딩스가 보유한 자사주는 약 236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12% 수준이다. 개정 상법에 따라 해당 자사주는 내년 9월 이전까지 소각해야하지만, 회사는 지난해 9월 자사주의 약 98%에 해당하는 231만주를 교환사채(EB) 발행에 활용했다.

교환가액은 3만9050원으로, 이에 따라 902억원 규모의 부채가 장부에 반영됐고 부채비율도 2024년 14.5%에서 지난해 20.5%로 상승했다.

이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시장에 물량이 풀릴 수 있는 ‘오버행’ 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당가치 제고를 기대했지만, 회사는 이를 담보로 활용하면서 기대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주주 측은 지속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금 자산을 활용한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무상증자 등 주주환원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현재 약 40% 수준인 쿠쿠홈시스 지분을 50% 이상으로 확대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이를 통해 배당수익에 대한 익금 불산입 적용으로 법인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꾸준히 제시돼고 있다.

또 분기배당 도입과 함께 연간 배당성향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현금 환원 정책도 요구되고 있다. 올해 주당 배당금은 1200원으로 배당성향은 약 35% 수준이다. 

그러나 쿠쿠홀딩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주주환원 관련 안건을 단 한 건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쿠쿠홀딩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와 연결되지 않아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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