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여신 1조6000억 확대 목표, 6·27 규제 직격에 달성 경로 축소
- 총자산 13조원대 업계 1위, 은행업 전환 허용 방안 수혜 후보 부상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 신중현 씨가 SBI저축은행 경영전략본부 직할 시너지팀장으로 선임됐다. 각자대표 구도를 접고 오너 3세를 현장에 배치한 배경을 두고 금융권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21일자 인사에서 경영전략본부 내 '시너지팀'을 신설하고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으로 재직하던 신중현 씨를 초대 팀장으로 선임했다. 시너지팀은 전략기획실·경영지원실·재무관리실 등 기존 3개 실과 별도로 경영전략본부 직할 독립 조직으로 운영된다. SBI저축은행 측에 따르면 보험과 저축은행 간 협업 모델 발굴과 디지털·AI(인공지능) 기반 신사업을 담당한다. 신 팀장은 팀장 직책이지만 직위는 평사원으로 알려졌다.
신 팀장 선임 과정에서 각자대표 시나리오가 먼저 거론됐다가 접혔다. 금융권에서는 신 팀장이 김문석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신창재 회장이 저축은행 운영 경험 부족을 고려해 김 대표 단독경영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2023년부터 1년씩 연임하며 지난달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다만 당초 SBI그룹에 유리했던 의결권 조건은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교보 측 우위로 역전됐고, 교보생명이 이사회 의사결정권에서 실질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 당시 공식 제시한 가계여신 1조6000억원 확대 목표는 지난해 6월 시행된 6·27 가계대출 규제로 달성 경로가 좁아졌다. 교보생명 고객 중 대출이 거절된 중신용 고객을 SBI저축은행으로 연계하는 방식이 확대 구상의 핵심이었으나 규제 시행으로 저축은행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2배에서 1배로 줄면서 상위 5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7조5764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교보생명 측도 인수 추진 당시와 시장 환경이 급변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의 20%만 가계대출 총량에 반영하는 산정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저축은행업계는 이 변수를 목표 달성의 핵심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여신 목표 너머로는 더 큰 구조 변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이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에 한해 지방은행 또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전환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3조1316억원으로 전국 5개 영업구역을 보유한 SBI저축은행이 유력 수혜 후보로 금융권에서 거론된다.
신창재 회장의 행보는 이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신 회장은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2014년)하고 입찰에 참여(2016년)했으나 무산됐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2015년·2019년)도 번번이 성사되지 못했다. 금융권에서는 SBI저축은행이 신 회장의 염원인 은행업 진출을 위한 우회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익 경쟁에서도 SBI저축은행의 과제는 만만치 않다. 지난해 순이익은 1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늘었지만 OK저축은행(1688억원)에 사상 처음 업계 2위를 내줬다. 저축업계 관계자는 "교보 체제에서 SBI저축은행이 여신 확대와 수익 반등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조6000억원 목표 달성 여부는 결국 중금리대출 규제 완화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