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상업화 위한 선제 투자”…반복 유증 논란 반박
월 최대 60억 소진…현금흐름 부담 현실화
“BEP 2028년 이후”…장기 적자 구조 인정
브릿지론까지 동원…“유동성 압박 신호” 지적
발사 실패 원인 규명…“기술 아닌 공정 문제”
최대주주 5% 참여…지배력 약화 우려
수주잔고 430억…관건은 ‘실행력’
“설명은 충분”…이제는 숫자로 증명할 차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8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익성 가시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국내 최초 민간 우주발사체 개발 기업으로, 창업자인 김수종 대표는 항공우주공학 박사 출신이다. 한국항공대학교에서 학·석·박사를 모두 취득하고 하이브리드 로켓 연구를 이어온 인물로, 2017년 회사를 설립했다. 2023년에는 시험발사체 ‘한빛-TLV’ 발사에 성공하며 ‘한국의 일론 머스크’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상업화 단계에 들어선 현재, 시장의 평가 기준은 기술이 아니라 재무다.
회사 “상업화 위한 선제 투자”…반복 유증 논란 반박
이노스페이스는 본지 질의에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상업 발사 서비스 사업자로 전환하는 초기 구간”이라며 “발사 인프라 확보, 글로벌 거점 구축 등 사업화에 필요한 선제적 투자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또 “발사 성공 이후 확보된 데이터를 반영하면서 기술 고도화와 신뢰성 확보 투자가 증가했다”며 “단기 비용 증가지만 반복 발사 기반 수익 구조 구축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당시 자금 계획과 실제 집행 간 차이에 대해서도 “발사체 양산 시설, 발사장 구축, 생산·시험 인프라 내재화 등 상업화 전환 과정에서 투자 범위가 확대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월 최대 60억 소진…현금흐름 부담 현실화
문제는 속도다.
이노스페이스는 “기본 운영비 기준 월 약 25억원, 투자 확대 시 월 약 60억원 수준의 자금이 소진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발사 지연과 비용 증가가 겹치며 손실 규모도 크게 확대된 상태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우주 산업 특성상 초기 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문제는 투자 대비 수익 전환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이 따라오지 않는 상태에서 비용만 먼저 확대되면 결국 추가 자금 조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BEP 2028년 이후”…장기 적자 구조 인정
이노스페이스는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을 2028년 이후로 제시했다.
회사 측은 “연간 10회 이상의 발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해야 BEP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현재 계획된 발사 횟수는 연간 3회 수준이다.
또 중장기 목표로 매출총이익률 30%, 영업이익률 20%를 제시했지만 “상업화 초기 단계에서는 단기적으로 해당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결국 향후 몇 년간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술보다 ‘그 기간을 버틸 자금’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브릿지론까지 동원…“유동성 압박 신호” 지적
이노스페이스는 유상증자 납입 전까지 100억원 규모 브릿지론도 활용한다. 금리는 연 7.0%, 수수료는 1.0% 수준이다.
회사 측은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구조상 자금 조달 실패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를 다르게 본다.
한 IB 관계자는 “브릿지론은 유증 전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자금”이라며 “조달 구조와 별개로 현금 흐름이 타이트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발사 실패 원인 규명…“기술 아닌 공정 문제”
이노스페이스는 발사 실패 원인에 대해 “현장 재조립 과정에서 발생한 기밀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계 변경과 공정 통제 강화 등 재발 방지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발사 성공률에 대해서는 “정량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우주산업 전문가는 “기술적 원인을 규명한 것은 의미 있지만, 시장은 결국 반복 성공 여부로 평가한다”며 “다음 발사가 신뢰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 5% 참여…지배력 약화 우려
김수종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에 약 5%만 참여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보호예수와 개인 자금 여건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분 희석은 불가피하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성장기업에서 최대주주의 참여는 중요한 신호”라며 “지분 희석이 반복될 경우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수주잔고 430억…관건은 ‘실행력’
이노스페이스는 약 430억원 규모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계약 구조상 발사 전 대금을 대부분 확보해 현금 회수 리스크는 낮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은 다르게 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주잔고는 의미 있지만 발사 성공과 일정 준수가 전제돼야 실제 매출로 이어진다”며 “결국 핵심은 실행력”이라고 말했다.
“설명은 충분”…이제는 숫자로 증명할 차례
이노스페이스는 반복 유증, 현금 소진, 발사 실패 원인, 수익 구조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내놨다.
그러나 시장의 질문은 단순하다. “언제 돈을 버느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의 설명은 논리적으로 맞지만 투자자들은 결국 숫자를 본다”며 “반복되는 자금 조달 속에서 수익성 가시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는 이노스페이스가 기술을 넘어 재무로 신뢰를 증명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