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대비 대출 성장 더디게 진행된 영향
예금 97조원 늘 때 대출 67조원 증가하는 데 그쳐
예금 조달 부담 낮아지며 예대금리차↑
5대 은행 예대금리차 지난달 평균 1.512%p...22년 7월 공시 시작 이후 최대치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하 예대율)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에도 예금 증가세는 유지됐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대출 성장은 비교적 더디게 진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올해 1분기 말 예대율은 평균 96%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분기 말(95.4%) 이후 가장 최저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93.6%로 가장 낮았고, 이어 농협은행(93.9%), 우리은행(97.1%), 하나은행(97.4%), KB국민은행(97.9%)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예대율이 1년 전보다 높아진 곳은 농협은행(2.7%p↑)뿐이다. 신한은행(-3.5%p), 하나은행(-1.3%p), 우리은행(-0.7%p), KB국민은행(-0.6%p) 등은 모두 낮아졌다.
5대 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지난해 1분기 말 96.6%에서 2분기 말 97%로 오른 뒤 3분기 말 96.3%, 4분기 말 96.2% 등으로 떨어지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예금 잔액보다 대출 잔액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5대 은행의 원화 예수금 총액은 지난해 1분기 말 1668조193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765조823억원으로 4.6%(97조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대출액은 1618조5159억원에서 1685조4093억원으로 4.1%(67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가 워낙 좋다보니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중동 사태 이후 대기성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은행으로 유입됐다"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머니무브가 오히려 은행권으로 방향을 돌린 셈"이라고 전했다.
대출 증가세 둔화는 가계대출에서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분기 말 738조6517억원에서 올 1분기 말 765조8259억원으로 3.7%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대출 증가율(4.1%)보다 0.4%p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지난해 말(767조7750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0.3% 감소하기도 했다.
여기에 기업대출 역시 증가하긴 했으나 가계대출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869조3109억원으로, 1년 전(833조5062억원)보다 4.3% 증가했다. 전년 말(851조9932억원)보다는 2% 늘었다. 특히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의 경우 1년 새 1.3%, 올해 들어 0.7%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업계는 낮아지고 있는 예금 조달 부담이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 확대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최근 계속해서 커지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상품 제외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지난달 평균 1.512%p로, 1년 전(1.472%p)보다 0.04%p 상승했다. 이는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기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차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 공급이 많다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 예금 금리를 높일 유인이 적다는 얘기"라며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