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發 고유가·달러 강세 겹쳐...원달러 환율 장중 1510원대 상승
증권가 "한은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확대"...연말 기준금리 3%대 전망도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국내 금융시장 내 긴축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 이후 고유가 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미국 장기금리와 환율까지 동반 상승하자 증권가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연말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분위기다.
美 장기금리·환율 동반 급등…"긴축 압력 확대"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4.5%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미 현지시간) 장중 한때 4.6%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도 현재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서 미 현지시간 20일에는 장중 5.20%까지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금리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각각 4.5%, 5.0% 수준을 주목해 왔다. 두 금리가 해당 구간을 넘나들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 국채 수익률 급등 속도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미국 10년물 금리의 5%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이란 전쟁 이후 고유가 부담이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고, 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채권금리가 높아질수록 주식의 상대적 투자 매력은 낮아지고, 특히 고평가 논란이 있는 성장주와 지수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환율도 변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15원을 넘어서며 전장 대비 0.65%(9.80원)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500원대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금리 상승이 달러 강세를 자극하면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도 커질 수 있다. 고환율은 수입물가 부담을 높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지를 좁히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7~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2.50%다.
증권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3%대 전망도
메리츠증권과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가격, 증시 자금 쏠림, 환율 상승 등을 한은의 인상 명분으로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선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며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3.25%를 전제로 하되, 시장 대응 측면에서는 3.5% 위험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한은의 연내 두 차례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전쟁이 연말까지 장기화될 경우 미국은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은 부동산과 환율 변수가 금리 인하를 제약할 수 있다"고 봤다.
신한투자증권은 단기 매파 전환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긴축 사이클 장기화에는 선을 그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0% 동결, 인상 소수의견 1명을 예상한다”며 “향후 6개월 점도표에서는 1차례 인상인 2.75%에 대다수 점이 집중돼 중간값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동결보다 2차례 인상인 3.00% 의견에 더 많은 점이 찍힐 수 있다고 보면서도, 2027년 성장률 전망이 2% 이하로 예상되는 만큼 긴축 사이클 장기화가 당장 현실화되는 그림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SK증권은 8월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우려 완화를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연말 2.75%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근원물가가 아직 통제되고 있고, 반도체 중심 성장이 내수 전반의 수요 압력으로 확산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추가 매파 시그널 필요성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국내 시장금리 상승 자체가 이미 금융긴축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0% 동결과 인상 소수의견 1명 등장은 가능하다고 봤지만,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에서 3.25%를 제시하는 표는 0~2표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안 연구원은 이미 채권시장이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강하게 반영한 만큼 한은이 추가로 강한 매파 기조를 제시할 필요성은 낮아졌다고 봤다. 국고채 금리는 대외 금리 변동성 탓에 당분간 하방 경직성이 높겠지만, 국고 3년 3.80%와 국고 10년 4.28% 수준에 대해서는 점차 고점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