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기업 직접금융 22조6000억…은행채 88% 급증, 금리 인상 전 선제 조달 서둘렀다
상태바
4월 기업 직접금융 22조6000억…은행채 88% 급증, 금리 인상 전 선제 조달 서둘렀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6.02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채 24% 급증·은행채 88% 폭증…시중은행 발행 119% 늘며 선제 조달 주도
일반회사채 12.7% 감소·차환 비중 78.6%…IPO도 25% 줄어 신규 조달 위축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지난 4월 기업 직접금융 조달액이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증가분의 대부분을 금융채, 그중에서도 은행채가 이끌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 속에서 시장금리가 일시 하락하는 구간을 포착해 저금리로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금융사들의 선제 조달 움직임이 수치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2일 지난 4월 주식·회사채 공모 발행액이 22조6157억원으로 전월 대비 13.2%(2조6325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회사채가 22조2021억원(366건)으로 전체의 98%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 13.6%(2조6591억원) 늘었다.

회사채 증가를 사실상 혼자 떠받친 건 금융채다. 4월 금융채 발행액은 16조6743억원(226건)으로 전월 대비 24.0%(3조2319억원) 급증했다. 전체 회사채 발행액(22조2021억원)의 75%를 금융채가 차지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은행채다. 4월 은행채 발행액은 6조3294억원으로 전월(3조3600억원) 대비 88.4%(2조9694억원) 급증했다. 시중은행 발행이 5조2294억원으로 전월 대비 119.7% 폭증한 영향이 컸다.

은행채 급증의 배경은 선제적 조달 수요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지난달 28일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금리 인상을 공개 예고한 가운데, 은행들이 시장금리가 일시 하락하는 구간을 포착해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발행액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기 전에 낮은 금리로 조달 비용을 고정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일반회사채는 4조1740억원(43건)으로 전월 대비 12.7%(6070억원) 감소했다. 이 중 차환 목적 발행이 3조2820억원으로 전체의 78.6%를 차지했고, AA등급 이상 우량물이 79.9%를 점했다. 신규 자금 조달보다 기존 채무 차환에 집중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은 1조3538억원(97건)으로 전월 대비 2.6% 늘었다.

주식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줄었다. 4월 주식 발행액은 총 8건에 4136억원으로 전월 대비 6.0%(266억원) 감소했다. 기업공개(IPO)는 4건(SPAC 2건 포함)에 1577억원으로 전월보다 25.0%(527억원) 줄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IPO 시장이 위축되는 흐름이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유상증자는 4건에 2559억원으로 11.4%(261억원) 증가했지만 IPO 감소분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4월 유상증자 4건은 모두 코스닥 상장사가 진행했다.

단기 자금 시장도 팽창했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 4월 발행액은 226조6038억원으로 전월 대비 13.0%(26조1300억원) 증가했다. CP는 56조3404억원으로 20.5% 급증했고, 단기사채도 170조2634억원으로 10.8% 늘었다. 공모 발행액(22조6000억원)의 10배에 달하는 단기 자금이 시장에서 움직인 셈이다.

금융권에선 5월에도 금융채 발행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있다. 7월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상 기대감이 시장 금리를 선제적으로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인상 직전 저금리 조달 기회를 노리는 수요가 지속될 수 있어서다. 다만 금리가 실제로 오르면 조달 비용이 높아져 발행 유인이 줄어드는 만큼, 인상 직전 집중 발행 후 발행량이 급감하는 패턴이 나타날 수도 있다. 금융채 조달 비용 상승이 결국 대출·카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부담 확대 여부도 함께 주목된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