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재생에너지' 늘렸지만 전환율은 제자리…호남거점론 힘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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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재생에너지' 늘렸지만 전환율은 제자리…호남거점론 힘 받나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06.26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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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증산에 전력 사용량 급증
호남 재생에너지 입지 경쟁력 부각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재생에너지 조달을 늘렸지만 전환율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RE100 등 글로벌 에너지 전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AI 메모리 증산으로 전력 수요까지 빠르게 늘면서, 재생에너지 조달이 용이한 호남의 입지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가 발간한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글로벌 생산사업장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31%를 기록했다. 전년 29.9%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눈에 띄는 점은 재생에너지 조달 규모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확보한 재생에너지 총량은 전년 대비 약 13%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사용량 자체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전환율은 1%포인트 남짓 오르는 데 그쳤다.

배경에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생산량 증가가 있다. SK하이닉스는 보고서에서 “제품 생산량 확대에 따른 총전력 사용량 증가로 재생에너지 전환 비율은 약 1%포인트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HBM과 고용량 메모리 생산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체 전력 사용량도 함께 증가했고, 재생에너지 조달 확대 효과가 희석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M15X를 비롯한 신규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미국 인디애나 첨단 패키징 시설 등 신규 거점까지 가동되면 전력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재생에너지를 추가 확보하는 수준을 넘어 전력 사용 증가 속도를 웃도는 조달 능력이 요구되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2050년 넷제로(Net Zero)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간 목표로는 2030년 재생에너지 사용률 33%를 제시했다. 현재 전환율이 31%인 만큼 수치상 격차는 크지 않지만,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전경[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경 [사진=SK하이닉스]

국내외 사업장 간 격차도 존재한다. 중국 우시와 충칭 생산기지는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2022년 이미 RE100을 달성했다. 반면 국내 사업장은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과 전력시장 제약으로 인해 점진적인 확대에 머무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국내 첫 직접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하고 지난해 6월부터 수력발전 기반 전력 공급을 시작하는 등 조달 방식 다변화에 나섰지만, 생산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제기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전남을 중심으로 한 호남권이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주요 강점으로 꼽고 있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전남 해남 솔라시도의 경우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 구축이 추진되고 있으며, 호남권 전체로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공급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막대한 전력 수요와 송전망 구축 문제가 제기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재생에너지 생산지 인근에 배치할 경우 장거리 송전망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직접 조달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호남 거점론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반도체 생산시설 입지는 전력과 용수, 공급망, 물류, 인력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확보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지만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호남·충청 제2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확정되면 기업들과 함께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논의는 한층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RE100은 단순히 친환경 경영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 대응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재생에너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쉬운 지역은 향후 반도체 투자 유치 경쟁에서도 분명한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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