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슈퍼SOL '올인원'에 하나는 '외환 특화'로 맞불…슈퍼앱 전쟁 2라운드 시작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신한은행이 슈퍼SOL로 연말 MAU 1300만명을 선언하며 금융 슈퍼앱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하나은행이 맞불을 놓았다. 카드사 트래블로그가 쌓아온 1000만 해외여행객을 하나원큐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신한이 은행·카드·증권·보험을 하나의 앱으로 묶는 통합 전략으로 승부를 건다면, 하나금융은 외환이라는 차별화된 무기로 맞선다. 은행 슈퍼앱 전쟁의 두 번째 전선이 열리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2월 하나원큐 앱을 개편하면서 메인 화면에 '하나머니(트래블로그)' 영역과 함께 '외화충전', '원화충전' 버튼을 전면 배치했다. 사용자가 별도 메뉴를 찾지 않고 곧바로 외화 충전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을 줄인 것이다. 트래블로그를 통해 형성된 환전 수요가 하나원큐 안의 자금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다.
트래블로그는 하나금융의 핵심 외환 플랫폼이다. 2022년 출시 이후 지난해 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환전액은 6조원을 넘어섰다. 58종 통화 무료 환전과 해외 결제·ATM 인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 점유율 45.5%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고객이 트래블로그를 통해 아낀 수수료 비용도 누적 4000억원을 초과했다. 트래블로그의 강점은 이용 목적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며 환전하고, 현지에서 결제한 뒤 귀국 후 남은 외화를 관리하는 반복적인 사이클이 형성된다. 여행 전후로 충전과 잔액 확인이 반복되는 만큼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고객과 꾸준히 접촉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는 셈이다.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 GLN인터내셔널도 이 전략의 핵심 축이다. 하나은행 사내 벤처에서 출발해 2021년 7월 분사한 GLN은 일본·베트남·태국·라오스 등 해외에서 QR결제와 ATM 출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하나원큐·하나페이·하나머니는 물론 토스·삼성월렛 등 외부 앱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GLN이 해외 현지에서 여행객의 결제·출금 트래픽을 선점할수록 하나원큐와의 연결 접점도 늘어나는 구조다. GLN은 이달 7~8월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글로벌 QR결제·ATM출금 서비스 '퍼플GLN'의 슈퍼 캐시백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슈퍼앱 경쟁에서 신한과 하나의 접근법은 뚜렷하게 갈린다. 신한 슈퍼SOL은 지난달 17일 출시 이후 슈퍼SOL추진단을 신설하고 SOL LINK 등 전용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은행·카드·증권·보험 5개 계열사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올인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하나원큐는 트래블로그라는 특화된 진입 경로를 앞세운다. 해외여행이라는 구체적인 생활 맥락에서 고객을 끌어들인 뒤 자산관리·투자·보험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특정 목적으로 유입된 고객이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설계된 깔때기 구조다.
하나원큐 MAU는 현재 약 660만명 수준이다. 신한 슈퍼SOL이 연말 1300만명을 목표로 달리는 상황에서 하나원큐의 과제는 트래블로그 고객을 실질적인 하나원큐 이용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트래블로그 고객이 하나원큐와 별개로 이용하는 경우도 상당수라는 시각이 나온다. 환전 수요가 하나원큐 안에서의 자산관리·투자 거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정착시키느냐가 하나금융 슈퍼앱 전략의 핵심 과제다. 하나은행 엄태성 AI디지털혁신그룹장은 "로그인 한 번으로 주식 추천과 해외주식 매입, 가입 보험 분석 및 맞춤형 보장 추천이 모두 가능하다"며 "하나 원큐페이와 해외결제 서비스인 GLN까지 그룹의 금융 역량을 모두 집약했다"고 밝혔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