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899억이 계열 대부업체로?…명륜당 사태, 산업은행 책임론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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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금 899억이 계열 대부업체로?…명륜당 사태, 산업은행 책임론 번지나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7.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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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명륜당 정책자금 부당지원 의혹 제재 절차
산은 등 저리 정책자금, 계열 대부업체 거쳐 가맹점 고금리 대출 재원 활용 의혹
산은 자체감사 ‘주의’ 수준 그쳐…전문가 “은행 손실 없어도 정책금융 관리 책임 따져야”
명륜진사갈비 사진=연합뉴스

명륜진사갈비 사진=연합뉴스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초 명륜진사갈비 운영사 명륜당의 정책자금 부당지원 의혹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하면서, 명륜당 오너 일가와 정책자금을 공급한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명륜당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저리로 조달한 자금을 계열 대부업체에 대여하고, 이 자금이 다시 가맹점주 대상 고금리 대출 재원으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차주인 명륜당뿐 아니라 정책자금 공급기관의 여신심사와 사후관리 체계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명륜당 이종근 대표는 이미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공정위 심사보고서에도 법인과 대표자 고발 의견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향후 공정위 심의 결과와 검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개인 형사책임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최근 명륜당과 계열 대부업체 14곳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위법성 판단과 제재 의견을 담아 피심인에게 보내는 문서다. 향후 전원회의 또는 소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공정위는 명륜당이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산업은행 등에서 연 3~6% 수준으로 조달한 정책자금을 계열 대부업체에 연 4.6% 수준으로 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명륜당은 이 기간 대부업체 14곳을 순차적으로 설립한 뒤 업체당 최대 100억원 한도로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 과정에서 신생 대부업체들이 약 217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대표자 고발 의견이 포함됐다. 공정거래법상 부과 가능한 최대 과징금은 약 347억원 수준이다.

 

이종근 대표는 누구인가…가맹본부 오너에서 ‘대부업 의혹’ 피의자로

명륜당은 무한리필 돼지갈비 브랜드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다. 2010년대 후반 이후 전국 가맹점을 빠르게 늘리며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가맹점주 대상 대출 구조와 계열 대부업체를 둘러싼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종근 대표는 명륜당의 공동대표이자 명륜진사갈비 성장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 온 인물로 꼽힌다. 명륜당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이 대표는 명륜당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도선애 대표 35%, 유진숙 씨와 이재원·이준원·이지원·이채원 씨가 각각 11%씩 보유하고 있다. 지분 구조상 명륜당은 사실상 오너 일가 중심의 비상장 가족회사 성격이 짙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지난해 11월 이 대표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시는 명륜당이 은행에서 연 3~4%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대부업체들을 거쳐 가맹점주에게 연 12~15% 수준으로 대출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서울시는 대부업체 상당수가 이 대표 또는 배우자 측과 연결된 특수관계 업체라고 봤다.

형사처벌 여부는 향후 검찰 수사와 기소 여부, 법원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이미 검찰 송치가 이뤄졌고, 공정위 심사보고서에도 대표자 고발 의견이 포함된 만큼, 이번 사안은 단순 행정제재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 형사·금융규제 전문 변호사는 “검찰 송치는 수사기관이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로 넘긴 단계로, 유죄 확정과는 구분해야 한다”면서도 “대부업 등록 여부, 실질 지배관계, 자금 출처와 대출 조건, 가맹점주에게 적용된 금리 등을 종합해 불법 대부업 또는 관련 법 위반 여부가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맹점주에 대한 설명 책임도 논란

명륜당의 대응 방식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공정위 제재 절차가 본격화되고, 이 대표가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음에도 소비자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명확한 사과나 설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맹본부가 법적 다툼과 별개로 브랜드 신뢰 훼손에 대한 설명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륜진사갈비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외식 브랜드이자, 수백 명의 가맹점주가 생계를 걸고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다. 본사와 오너 일가를 둘러싼 금융·공정거래 리스크가 커질수록 피해는 브랜드와 가맹점 현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위법 여부는 다툴 수 있지만, 가맹점주와 소비자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최소한 사실관계, 재발 방지책, 가맹점주 피해 방지 방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분야 전문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본사와 점주, 소비자 신뢰가 함께 유지돼야 작동하는 구조”라며 “공정위 제재와 형사 절차가 병행되는 상황에서 공식 사과나 설명 없이 대응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 리스크를 더 크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금융이 고금리 대출 ‘종잣돈’ 됐나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정책자금의 사용 목적이다.

정책금융은 기업의 운영자금, 설비투자, 고용 유지 등 생산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공급된다. 그러나 공정위는 명륜당이 산업은행 등에서 조달한 자금을 계열 대부업체에 다시 대여했고, 이들 대부업체가 가맹점주에게 연 12~18% 수준의 고금리 대출을 제공한 구조를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 조사 내용에 따르면 명륜당은 산업은행 정책자금 등을 조달해 특수관계 대부업체 14곳에 총 899억원을 대여했고, 대부업체들은 해당 자금을 가맹점주의 인테리어 비용 등 창업자금 명목 대출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자금은 저금리 혜택이 붙어 있는 만큼 사용 목적과 사후관리가 일반 여신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며 “차주가 대여금을 급격히 늘리고 계열 대부업체에 자금을 넘기는 구조가 반복됐다면 은행의 모니터링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은 책임론…대출 당시 회장은 누구였나

산업은행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사전에 이상 징후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정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기간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다. 이 기간 산업은행 수장은 세 차례 바뀌었다. 2021년 12월 최초 자금 흐름이 시작될 당시 산업은행은 이동걸 전 회장 체제였다. 2022년 6월 이후 주요 대출과 사후관리 국면은 강석훈 전 회장 체제에서 진행됐다. 강 전 회장은 2025년 6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고, 현재 산업은행은 2025년 9월 취임한 박상진 회장이 이끌고 있다.

따라서 책임 소재를 따질 경우 단순히 현 경영진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최초 대출 승인, 추가 대출, 대여금 증가 인지, 사후관리, 자체감사와 조치 수위가 각각 어느 시점에 어떤 의사결정 라인을 통해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명륜당 대출과 관련해 자체감사를 진행하고 일부 미흡한 점을 확인했지만, 최종 조치는 징계가 아닌 ‘주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과정에서는 명륜당의 대여금이 단기간에 급증하거나 매출 규모를 넘어설 경우 대출금이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내부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후 추가 대출이 실행된 점이 논란이 됐다.

산업은행은 대출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됐고, 은행에 직접적인 부실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의혹 인지 이후 일부 금액을 상환시킨 점 등을 고려해 주의 처분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은행 손실 여부만으로 책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규제 전문 변호사는 “정책금융기관의 책임은 대출금을 회수했는지 여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저리 정책자금이 계열 대부업체를 거쳐 가맹점주 고금리 대출 재원으로 활용됐다면, 은행 손실이 없더라도 정책 목적 훼손과 사후관리 실패 여부를 별도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내부통제 전문가는 “일반 시중은행이라면 신용위험 관리가 중심이지만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며 “정책자금이 차주의 수익사업이나 특수관계자 지원 수단으로 전용되는 것을 걸러내지 못했다면 내부통제와 여신심사 기준 강화만으로 끝낼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규정 강화만으로는 부족…책임 소재 명확히 해야”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은 명륜당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를 상대로 부적절한 대출을 취급하다 적발될 경우 정책자금 공급을 제한하는 방안을 내놨다. 신규 정책대출과 보증을 제한하고, 기존 대출·보증은 만기 연장을 제한하거나 분할 상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은 신규대출·보증 심사, 용도 외 유용 점검, 만기 연장 과정에서 가맹점 대상 대여금 보유 여부와 대출 조건을 점검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제도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수백억원대 정책자금이 계열 대부업체를 거쳐 가맹점주 금융 부담으로 연결된 정황이 확인된 만큼, 당시 여신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어떤 부서와 담당자가 어떤 기준으로 대출을 승인했는지 공개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국책금융기관 출신 관계자는 “정책금융 사고가 발생하면 통상 재발 방지 대책과 제도 개선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내부 책임이 희석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차주의 위법성뿐 아니라 정책금융기관의 관리 책임을 함께 봐야 재발 방지 대책에 실효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명륜당 감사보고서에도 대여금 급증

명륜당 감사보고서에서도 대여금 관련 계정의 확대 흐름은 확인된다.

명륜당의 2024년 말 기준 단기대여금은 69억원, 장기대여금은 926억원이다. 장기대여금은 전년 811억원에서 1년 만에 115억원가량 늘었다. 단기대여금도 전년 25억원에서 69억원으로 증가했다.

미수수익도 급증했다. 2023년 1억9800만원 수준이던 미수수익은 2024년 82억8300만원으로 늘었다. 손익계산서상 이자수익도 같은 기간 27억6900만원에서 43억3100만원으로 증가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대여금, 미수수익, 이자수익이 동시에 늘어난 경우 자금 대여 상대방과 금리, 회수 가능성, 특수관계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며 “정책자금이 계열 대부업체 지원에 활용됐는지가 확인되면 단순 자금 운용이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샤브올데이 매각에도 규제 리스크는 남아

명륜당은 지난 4월 무한리필 샤브샤브 브랜드 샤브올데이 운영사 올데이프레쉬 지분 100%를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드에 매각했다. 인수 금액은 약 1300억원이다. 이번 거래로 올데이프레쉬는 명륜당에서 분리돼 졸리비푸드 계열사로 편입됐다.

하지만 샤브올데이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이 명륜당의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명륜당에는 공정위 심의, 세무 이슈, 형사 리스크, 정책자금 사후관리 논란이 남아 있다.

명륜당의 2024년 말 자본총계는 837억원, 부채총계는 1131억원이다. 단기차입금은 775억원으로 전년 361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공정위가 심사관 의견대로 최대 347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2024년 영업이익 215억원을 웃도는 부담이 발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샤브올데이 매각은 유동성 확보 효과가 있지만, 알짜 브랜드가 빠진 뒤 남는 것은 기존 외식사업과 규제 리스크”라며 “이번 사안은 매각 성공보다 매각 이후 명륜당과 정책금융기관에 남은 책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명륜당·산은 모두 구체적 입장 미회신

본지는 명륜당 측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법무·홍보 담당 임원에게 공정위 심사보고서 수령 여부, 정책자금의 계열 대부업체 대여 구조, 가맹점주 대상 대출 의혹, 소비자 및 가맹점주 대상 공식 사과 또는 재발 방지 대책 여부 등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명륜당 측은 보도 시점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본지는 산업은행 홍보실 관계자들에게도 명륜당 정책자금 대출 심사 과정, 대출금 용도 점검, 자체감사 결과, 담당 임직원 조치 여부, 당시 의사결정 라인,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보도 시점까지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명륜당 사태는 공정위 제재만으로 마무리될 사안이 아니다. 저리 정책자금이 계열 대부업체를 거쳐 가맹점주 고금리 대출 재원으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차주인 명륜당과 이종근 대표뿐 아니라 자금을 공급한 산업은행의 여신심사와 사후관리 책임도 함께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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