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비싸게 빌리고 싸게 맡겼다…OK금융 '6477억 내부자금'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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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비싸게 빌리고 싸게 맡겼다…OK금융 '6477억 내부자금'의 역설
  • 박지안 기자
  • 승인 2026.07.14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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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였다면 제한될 내부거래…계열사 간 자금순환 구조 지속
오케이홀딩스대부, 2분기 OK저축은행에 여유자금 6477억원 분산 예치
오케이캐피탈도 같은 계좌에 3140억원 별도 예치
7개 계열사 동시 예치는 그룹 내 상시적 관행
홀딩스대부는 차입·대여·예치 동시 수행하는 '양방향' 창구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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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OK금융그룹 계열사인 오케이홀딩스대부가 올해 2분기(4~6월) OK저축은행에 총 6477억원의 여유자금을 예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오케이캐피탈도 같은 유형의 예치 내역을 공시하면서 그룹 내 계열사 간 자금거래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사에서 연 4~5%대로 조달한 돈을 2%대로 저축은행에 넣어준 셈이어서 자금 운용의 합리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오케이홀딩스대부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OK저축은행의 수시입출식 법인통장인 'OK법인플러스통장'에 총 6477억원을 예치했다. 이자율은 2.65%, 거래목적은 '여유자금운용'으로 명시됐다. 같은 날 오케이캐피탈도 같은 계좌에 12차례에 걸쳐 3140억원을 예치했다고 공시했다. 이자율은 초기 2.65%에서 6월 12일 이후 2.90%로 인상됐다. 두 공시 모두 공정거래법 제26조에 따른 분기별 정례 공시다.

7개 계열사 동시 예치…"그룹 상시 자금시장"

이처럼 계열사에서 저축은행으로 예치하는 형태는 OK그룹 내부에서 특정 계열사만의 예외적 행동이 아니다. 지난 4월 공시된 1분기(1~3월) 내역을 보면 아프로에프앤아이대부(1667억원), 오케이캐피탈(1876억원), 오케이네트웍스(925억원) 등 7개 계열사가 동시에 같은 통장에 총 5127억원을 예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업권 전반이 고금리 특판 예금 대신 계열사 자금으로 유동성을 관리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권 전체 유동성비율은 170.8%로 법정기준(100%)을 웃돈다.

특히 오케이홀딩스대부는 공시 내역상 예치·차입·대여를 동시에 수행하는 '양방향' 자금 운용을 하고 있다. 오케이홀딩스대부의 대규모기업집단 현황공시(2026년 4월 14일·23일)에 따르면 4월 중 아프로에프앤아이대부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900억원을 연 5.7%대로 차입했고 오케이네트웍스로부터도 100억원을 4.73%에 빌렸다. 반대로 5월에는 아프로에프앤아이대부에 500억원을 5.61%에 대여했다. 조달금리가 운용금리보다 높은 구조인 셈이다.

이에 대해 OK금융그룹 측은 "계열사 간 내부 차입금리 산정방식은 공개할 수 없으나 적합한 절차를 거쳐 금리를 산정하고 있다"며 "여유자금은 다른 MMF상품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 상품에 예치 중이고, 현재 시장상황과 비교했을 때 조달금리·운용금리 모두 시장상황에 어긋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부실채권 매각·지분 재배치도 반복

캐시풀링 외에 다른 형태의 계열사 간 자산 이전도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매달 아프로에프앤아이대부에 대출채권을 280억원 안팎씩 판매해왔다. 3월 288억원 5월 266억원 6월 283억원 규모로 거의 매월 반복됐고 목적은 '부실채권 매각을 통한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명시됐다.

금융지주 지분 재배치도 눈에 띈다. 5월에는 OK저축은행이 보유하던 JB금융지주·iM금융지주·BNK금융지주 주식을 오케이홀딩스대부 등 계열사로 넘겼다. 목적은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상 주식보유한도(자기자본 대비 50% 개별종목 20%) 준수로 명시됐다. 지분을 계열사 간에 쪼개 옮기면서 개별 회사 단위 규제는 피하고 그룹 전체 지분율은 유지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 철수"와는 다른 회사…실질은 지주 기능

오케이홀딩스대부는 명목상 여신금융업(대부업) 법인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소비자 대상 대출영업은 하지 않는다. 지난 3월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감사보고서 재무제표 주석에도 계열회사 대출채권 외 일반소비자 대상 대출채권은 보유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오케이홀딩스대부는 OK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의 지주사로서 계열사 간 차입·대여·예치를 중개하는 그룹 내부 자금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사이 순차 정리됐던 원캐싱, 미즈사랑,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등 실제 소비자금융 대부업체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오케이홀딩스대부의 지분 구조도 최근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계열사 오케이넥스트가 3300억원을 출자하며 보통주 40.3%를 확보했고, 최윤 회장 지분은 97.4%에서 58.2%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다른 계열사를 지원해야 할 오케이홀딩스대부의 재무 부담이 커지자 오케이넥스트가 유상증자 형식으로 현금을 지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지주 구조 계열사 간 보증·담보 규제 밖에

이 같은 구조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 전환은 의무가 아니며 한화금융네트워크 삼성금융네트웍스 등 다른 대기업 금융계열도 유사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주회사 체제라면 금지되는 계열사 간 보증·담보 제공이 비지주 구조에서는 이사회 결의와 사후 공시만으로 가능하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이달 초에는 오케이홀딩스대부가 보유한 JB금융지주 주식 280만주(평가액 730억원)를 오케이캐피탈의 신한은행 차입(360억원 한도)에 대한 제3자 담보로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비지주 구조가 만드는 감독 사각지대는 이번 자금거래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는 최윤 회장 일가가 개인 소유한 계열 대부업체를 철수 약속 이후에도 운영한 사실이 지적됐다. OK저축은행은 이 문제와 별개로 발생한 일부 직원의 횡령 사건까지 겹쳐 기관경고와 과태료 3억7000만원을 부과받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라면 금지되는 계열사 간 보증·담보 제공이 비지주 구조에서는 이사회 결의와 사후 공시만으로 가능하다는 게 감독 공백"이라며 "규모가 커질수록 그룹 전체 리스크가 특정 계열사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OK그룹의 비지주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아 전환을 명령한 사례는 없다. 다만 페퍼저축은행·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매각가와 고용승계 등 조건 이견으로 무산됐고, 한양증권 인수전에서는 OK금융그룹이 KCGI의 앵커 투자자로 인수대금의 절반가량을 댔다가 되사갈 수 있다는 '파킹딜' 의혹으로 금융위 심사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뒤에야 심사를 통과했다.

OK금융그룹은 최근 예별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 향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다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계열사 실적 개선, 속을 들여다보면…"

한편 오케이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016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OK저축은행도 190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실적의 질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두 회사 모두 흑자전환을 이끈 건 대출 영업 회복이 아니라 금융지주 주식 등을 판 유가증권 처분이익이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여전히 업권 평균을 웃돈다.

오케이홀딩스대부의 회계처리도 짚어볼 지점이다. 오케이캐피탈은 2023년, 2024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대주주인 오케이홀딩스대부는 이 기간을 포함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내내 오케이캐피탈 지분(장부가액 2253억원)에 손상차손을 반영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오케이홀딩스대부가 인식한 종속기업 손상차손은 20억원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오케이캐피탈이 아닌 오케이벤처스 지분이었다. 오케이벤처스는 지분 가치를 취득원가 20억원에서 0원으로 전액 손상 처리했다.

한 공인회계사는 "종속기업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는데도 지분 손상차손을 전혀 인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회수가능액 평가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감사보고서 주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OK금융그룹 측은 "오케이캐피탈의 연결회계 기준 순자산가치가 취득가액 대비 더 컸기 때문에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건은 오케이홀딩스대부가 그룹의 '자금 창구'이자 사실상 지주 기능을 계속 떠안는 구조가 언제까지 유지되느냐다. OK금융그룹이 예별손해보험 인수 등으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계속 추진하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이 같은 비지주 구조와 계열사 간 자금순환 관행이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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