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도 CP 발행 한도 2조원 늘려…업계 전반 조달 여력 확충
한도 확대와 실제 차입은 별개...다만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증권사들이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시장성 차입 한도를 잇달아 늘리고 있다. 증시 거래 확대에 따라 영업자금 수요가 커진 데다, 하반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자금조달 여력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단기차입금 한도를 15조5600억원에서 20조5600억원으로 5조원 확대했다. 기업어음 발행 한도를 기존 7조원에서 10조원으로 3조원 늘리고,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도 5조원에서 7조원으로 2조원 증액했다.
키움증권은 안정적인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CP와 전자단기사채 발행 여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의 단기조달 한도 확대는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 3월 기업어음 발행 한도를 5조원에서 7조원으로 2조원 늘린 데 이어 5월에는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3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했다. 5월 증액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에 다시 5조원의 추가 조달 여력을 확보하면서 전체 단기차입 한도는 20조원을 넘어섰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단기조달 여력을 넓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어음 발행 한도를 5조원에서 7조원으로 2조원 증액했다. 이에 따라 전체 단기차입금 한도는 10조1668억원에서 12조1668억원으로 늘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한도 확대에 대해 위험가중자산(RWA) 비율 등 규제 지표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도 증액이 곧바로 같은 규모의 차입 증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는시장 상황과 자금 수요를 살펴 CP와 전자단기사채의 실제 발행 여부와 규모를 결정한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조달 여력을 미리 확보해둔 셈이다.
시장성 차입 한도를 넓히는 움직임은 다른 증권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CP와 기타 차입 한도를 각각 2조원씩 늘려 전체 단기차입 한도를 19조5550억원으로 확대했다.
BNK투자증권 역시 지난달 단기차입 한도를 3조4100억원에서 4조4100억원으로 1조원 늘렸다. 우리투자증권도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해 전체 한도를 2조3500억원에서 3조3500억원으로 높였다.
증권사들이 단기조달 창구를 넓히는 배경에는 증시 활황에 따른 영업자산 확대와 하반기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비가 맞물려 있다. 주식 거래대금과 신용공여 규모가 커질수록 결제자금과 담보 관리 등에 필요한 유동성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차입이 단기물에 집중될 경우 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금시장이 경색되면 만기가 돌아온 자금을 다시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 이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로 조달한 자금이 채권과 대출채권 등 만기가 긴 자산에 묶일 경우 자산과 부채 간 만기 불일치도 커진다. 만기 상환을 위해 보유자산을 서둘러 매각하거나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 운용손실과 이자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어, 실제 차입 규모뿐 아니라 조달 만기를 분산하는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조달 확대를 두고 “자기자본과 영업자산 규모가 커진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조달 만기 분산, 규제비율 관리 역량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