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8% 폭등 뒤 美 반도체는 제자리…월요일 ‘2차 숏커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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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8% 폭등 뒤 美 반도체는 제자리…월요일 ‘2차 숏커버' 시험대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8.0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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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1% 상승에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0.07% 그쳐
엔비디아 3% 상승·마이크론 6% 하락…SOXL 장중 급등분 반납
외국인 8.6조원 순매수 지속 여부와 국민연금 리밸런싱이 변수
코스피가 사상 최대 상승폭을 보인 지난달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코스피가 사상 최대 상승폭을 보인 지난달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일부 덜어내며 상승했지만 반도체주는 종목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내 증시가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직후 미국 메모리주와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에서 장중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면서, 월요일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보다 외국인 수급의 연속성을 확인하는 장세가 될 전망이다.

31일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0% 오른 7489.72, 나스닥지수는 1.00% 상승한 2만5373.85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53% 오른 5만2485.03을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은 1.05%, 나스닥은 1.59% 상승했다.

 

아마존은 AI 수익성 증명…마이크론은 6% 급락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것은 아마존이었다. 아마존 주가는 클라우드 사업 성장과 AI 인프라 투자의 수익화 기대에 15.3% 급등했다. 반면 애플은 부품 공급 제약과 향후 매출 전망에 대한 우려로 7.4%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액 자체보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가 빅테크 주가를 가르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도 시장이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면서도 재무적으로 감당 가능한 지출인지 동시에 확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안도감이 메모리주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엔비디아는 2.99% 오른 200.75달러로 마감했지만 마이크론은 전날 18% 급등한 뒤 5.997% 하락한 823.0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상승률도 0.07%에 그쳤고,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0.06% 하락했다.

마이크론 하락에는 연방준비제도 관계자들의 금리 인상 발언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 우려가 함께 반영됐다. 배런스는 빅테크의 메모리 구매 확대에도 높은 금리와 메모리 업황의 지속 가능성,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마이크론의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SOXL, 장중 17% 올랐다가 상승분 모두 반납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의 움직임은 더욱 극단적이었다.

SOXL은 129.90달러에 출발해 장중 133.88달러까지 올랐지만 114.72달러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로는 0.1% 하락에 그쳤지만 장중 최고가와 종가의 차이는 14.3%에 달했다. 장 초반 반도체주를 따라 유입됐던 매수세가 장중 대부분 되돌려진 셈이다.

SOXL은 하루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여서 방향성이 반복해서 바뀌는 장에서는 기초지수보다 손실이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 미국 반도체지수가 보합권에 머물렀음에도 SOXL이 큰 폭의 장중 변동을 보인 점은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아직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헤지펀드 강제청산설’은 사실로…시타델이 물량 인수

지난주 한국과 미국의 AI 관련주를 흔든 미국 헤지펀드의 강제청산은 단순한 시장 소문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 오픈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설립한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AI 관련주 하락으로 7월 한 달간 포트폴리오 가치의 67%를 잃었다. 이후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약 160억달러 규모의 상장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정리했고, 시타델이 해당 물량의 상당 부분을 인수했다.

대규모 물량이 시타델로 넘어가면서 시장에 즉시 출회될 수 있는 강제매각 물량은 줄었다. 이는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AI 관련주의 반등 배경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시타델이 시장을 의도적으로 하락시킨 뒤 자산을 인수했다는 일부 온라인상의 주장은 현재까지 공신력 있는 보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과도한 레버리지와 집중 투자, 마진콜을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CXMT 충격은 끝나지 않았다…범용 D램 경쟁 우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도 국내 반도체주의 중장기 변수로 남아 있다.

CXMT는 지난달 27일 상하이증시 상장 첫날 465% 넘게 급등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개발에 투입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장악한 메모리 시장의 경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주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모닝스타는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올해 10%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에서는 CXMT가 당장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범용 D램 공급 확대가 가격과 수익성에 부담을 줄 가능성은 경계하고 있다.

배런스는 주말 분석에서 7월 한 달간 마이크론이 29%, 샌디스크가 47% 하락했다며 메모리주 조정이 투자자에게 현실 점검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수요와 장기 공급계약을 고려하면 최근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외국인 8.6조원 순매수…월요일에도 이어질지가 핵심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91% 오른 6595.45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인 29.95% 오른 171만8000원, 삼성전자는 26.81% 상승한 26만2500원을 기록했다.

상승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역대 최대인 약 8조60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약 10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주 반등이 국내 개인투자자의 추격 매수보다 외국인의 숏커버와 저가 매수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JP모건은 최근 한국 시장에서 개인의 차입 포지션과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투자가 상당 부분 정리됐다며 디레버리징 이후 한국 주식의 투자 매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루 동안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중장기 투자자금인지, 공매도와 파생상품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한 일시적 숏커버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수급도 변수다.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높여 기계적인 매도 부담을 줄였지만, 급격한 주가 변동에 따른 자산별 비중 조정은 계속될 수 있다. 국민연금의 목표 비중 상향을 곧바로 대규모 추가 매수로 해석하기보다는 리밸런싱 매도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 반응도 엇갈려…“바닥 확인”과 “시타델 물량 부담”

유튜브와 투자 커뮤니티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TV 등 국내 유튜브 채널에서는 코스피의 17% 상승과 외국인의 7조원 이상 순매수가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반면 미국 레딧의 마이크론 투자자 게시판에서는 시타델이 인수한 AI 관련주 포트폴리오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강제매각이 끝나 장기 투자자에게는 저가 매수 기회가 됐다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의 강세·약세 의견보다 실제 거래에서 외국인의 현물 매수와 코스피200 선물 매수가 함께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본다.

월요일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나스닥의 상승보다 마이크론의 6% 하락과 SOXL의 장중 급등분 반납이 반도체주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다시 순매수하고 선물·프로그램 매매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반등이 이어질 수 있지만, 외국인 매수가 둔화하면 지난 금요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빠르게 출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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