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NPL비율 0.19%·연체율 0.25%로 5대 은행 최저
담보·보증부 비중 81%...안정적인 가계 포트폴리오가 기업부실 충격 완충
기업 NPL 1195억↑에도 전체 NPL은 337억↑...증가율 2.8% 그쳐
업계 "낮은 가계 부실률·분산된 차주 구조가 NPL비율·충당금 부담 덜어내"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 말 가계여신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이 1년 전보다 23%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업 NPL은 늘었지만 가계여신에서 줄어든 부실이 기업 NPL 증가분의 약 72%를 상쇄하면서 전체 NPL 증가폭을 제한했다. 업계에서는 가계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기업여신의 위험 확대 속에서도 신한은행의 전반적인 건전성을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이 신한금융그룹의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말 신한은행의 가계여신 NPL 잔액은 2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660억원)보다 23.4%(858억원)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가계여신 잔액은 143조608억원에서 148조1877억원으로 3.6%(5조1269억원) 늘었다. 여신이 늘어나는 동안 NPL 잔액은 되레 줄면서 가계여신 NPL비율도 0.26%에서 0.19%로 0.07%포인트(p) 하락했다. 여신 확대에 따른 분모 증가뿐 아니라 부실채권 절대 규모의 감소가 비율 개선을 이끈 셈이다. NPL비율은 전체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등을 포함한 NPL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통상 수치가 낮을수록 은행의 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체지표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 말 가계부문 연체잔액은 3655억원으로 전년 동기(3910억원)보다 6.5%(255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에서 0.25%로 0.02%p 낮아졌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21%에서 0.19%로 0.02%p 떨어졌다.
이는 은행권 전반의 가계부문 건전성 부담이 커지는 추세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올 상반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은 전분기(0.32%)보다 0.01%p 상승한 0.33%로, 2016년 1분기 말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신한은행의 가계 NPL비율(0.19%)은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타 은행의 경우 국민은행 0.21%, 우리은행 0.22%, 하나은행 0.28%, 농협은행 0.36%였다. 아울러 가계대출 연체율도 신한은행(0.25%)이 5대 은행 단순 평균(0.33%)보다 0.08%p 낮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는 담보·보증부 대출 비중이 높은 신한은행의 가계여신 구조가 건전성 개선을 뒷받침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원화 가계대출 147조2063억원 가운데 담보·보증부 대출은 81%, 신용대출은 19%였는데, 이 같은 포트폴리오가 양호한 연체지표와 맞물리며 기업여신 부실 증가가 은행 전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완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기업여신 NPL은 8297억원에서 9491억원으로 14.4%(1195억원) 증가했으며, 기업 NPL비율도 0.38%에서 0.39%로 0.01%p 상승했다. 그러나 가계여신 NPL 감소액(858억원)이 기업여신 NPL 증가액(1195억원)의 71.8%를 상쇄하면서 전체 NPL은 1조1956억원에서 1조2293억원으로 2.8%(33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가계여신 NPL의 세부 등급이 모두 개선된 것은 아니다. '고정' 여신은 올 상반기 말 1795억원으로 전년 동기(2782억원)보다 35.5%(988억원) 감소했지만, 부실 단계가 더 높은 '회수의문' 여신과 '추정손실' 여신의 합계는 1007억원으로 전년 동기(877억원)보다 14.8%(130억원) 증가했다. 달리 말하면 가계여신 NPL 잔액 감소와 비율 하락은 상대적으로 부실 정도가 낮은 '고정' 여신 축소에 주로 집중됐다는 얘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여신이 기업여신의 부실을 직접 줄이는 것은 아니지만, 가계 포트폴리오의 부실률이 낮게 유지되면 은행 전체 NPL비율 상승과 충당금 부담 확대를 완충할 수 있다"며 "특히 차주가 다수로 분산된 데다 담보·보증부 비중이 높은 구조는 특정 차주의 부실이 전체 손실 규모를 크게 흔들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수의문'과 '추정손실' 여신이 늘었다는 것은 최종 손실 가능성이 큰 자산이 증가했다는 의미인 만큼 가계 NPL 총량만으로 자산건전성이 전면적으로 개선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향후 신규 연체 유입 규모와 '고정' 여신의 하향 전이율, 상각·매각을 제외한 실질 부실 추이를 여러 분기에 걸쳐 살펴야 개선의 지속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회복 지연, 내수 부진 등으로 기업과 개인 차주의 상환여력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부실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상시 모니터링과 조기경보 체계를 통해 취약차주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정상화 가능 차주에는 채무조정·만기연장 등 맞춤형 지원을 검토하는 동시에 회복이 어려운 부실자산은 시장 여건을 고려해 적시에 상·매각하면서 무수익여신 감축과 자산건전성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