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전망도 한 달 만에 꺾여…세제·공급대책 영향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실물경제 지표는 양호한데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오히려 냉랭해졌다.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주가가 떨어진 반면 물가는 오른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전월(106.8)보다 2.3포인트 내렸다. 4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세부 지표에서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현재생활형편CSI는 전월(93)보다 1포인트 내린 92를,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84)보다 5포인트나 내린 79를 기록했다. 한은은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응답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했다. 앞으로의 체감경기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 생활형편전망CSI와 가계수입전망CSI는 각각 1포인트씩 내려 97과 100을 기록했고, 향후경기전망CSI는 전월(92)보다 3포인트 낮은 89로 나타났다.
가계저축 관련 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현재가계저축CSI와 가계저축전망CSI는 전월과 같은 100을 유지했지만, 현재가계부채CSI도 전월 수준(100)을 지킨 반면 가계부채전망CSI는 전월(98)보다 1포인트 낮은 97로 나타났다.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7월 소비자물가가 3.2%에서 2.8%로 하락했지만, 그동안 생활물가 등에서 3%를 상회하는 높은 상승세가 누적돼 체감경기가 저하된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저축에는 은행 예적금 외 주식과 펀드도 포함되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 것이 현재가계저축CSI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 조정의 영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박 팀장은 "국내증시 조정의 소비자심리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본다. 지금 국내증시 조정은 현재 경기 상황이 안 좋아서 떨어진 게 아니라 미래 반도체 영업이익이 호조를 보일 건가에 관한 우려에서 촉발됐다"며 "현재 실물 경제 상황이 좋고 수출·투자가 호조 보이며 가계 소득·소비로 파급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 전망도 흐려졌다.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고노출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 고용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취업기회전망CSI는 전월(89)보다 3포인트 내린 86을 기록했다. 임금수준전망CSI도 전월(124)보다 1포인트 낮은 123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이어지던 집값 상승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전월(127)보다 2포인트 내린 125를 기록했다. 지난달 4년10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은 지 한 달 만의 하락 전환으로, 이달 들어 이뤄진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 대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과 같은 2.7%에 머물렀다. 이란 관련 정세 불안 등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과, 금리 인상 기조 전망 및 원·달러 환율 하락세 등 물가를 끌어내릴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한은은 분석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