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가 주문한 ‘과감한 변화’…이재근 체제, 무엇을 바꿔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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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추위가 주문한 ‘과감한 변화’…이재근 체제, 무엇을 바꿔야 하나
  • 박지안 기자
  • 승인 2026.09.14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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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체제의 실적·주주환원 넘어 수익구조 다변화 과제
WM·기업금융·글로벌·AI 경쟁력 강화…성장과 건전성 균형 관건
해외법인 자립·자본배분·내부통제 등 새 리더십 시험대
이재근 부문장.[사진=AI로 이미지 편집]
이재근 부문장.[사진=AI로 이미지 편집]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KB금융지주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양종희 회장의 연임 대신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택하면서 경영전략의 전환점에 섰다. 기존 실적과 주주환원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이 이 후보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이 후보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현직 프리미엄과 역대급 실적에도 양 회장이 연임에 실패한 만큼 이 후보에게는 기존 성과를 넘어선 구체적인 변화가 요구될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 후보가 자산관리(WM)·기업금융·글로벌·인공지능(AI) 등에서 어떤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수익성과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갈지에 쏠린다.

실적 방어 넘어 수익구조 전환

이 후보는 1966년생으로 KB국민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지낸 정통 KB 인사다. 현재 지주에서 글로벌·WM·SME(중소기업금융) 부문을 맡고 있어 해당 사업 분야가 차기 경영전략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양종희 체제에서 KB금융은 순이익과 주주환원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 이 후보에게는 이를 유지하면서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미래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과제가 주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양 회장 체제가 자본력과 주주환원을 바탕으로 리딩금융 지위를 굳히는 과정이었다면, 이재근 체제는 은행 중심 수익구조를 얼마나 다변화하고 미래 사업을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자산을 비이자수익으로 연결

이 후보의 사업 전문성이 드러날 수 있는 분야로는 WM과 연금이 꼽힌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의 리테일 고객 기반과 KB증권·KB자산운용·KB라이프 등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은행 고객을 투자·연금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금리 하락과 자본시장 회복에 따른 머니무브가 이어질 경우 계열사 간 연계를 통한 고객자산 확대와 자산관리 수익성 제고가 중요해진다. 단순한 고객 기반 확대를 넘어 고객자산을 운용·투자 상품 판매와 비이자수익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이 후보의 경영성과를 가를 수 있다.

기업금융, 새로운 수익축으로

WM과 연금이 고객자산을 활용한 수익 다변화의 축이라면, 기업금융은 은행 중심의 대출 구조를 확장할 수 있는 분야다.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부동산금융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금융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가 맡아 온 SME 부문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을 기반으로 외환·결제·자금운용·투자은행(IB) 등 연계 서비스를 확대해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전략이 가능하다.

다만 기업금융 확대 과정에서 취약 업종과 한계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늘어날 수 있다. 여신 성장률뿐 아니라 자산건전성과 위험조정수익률을 함께 관리해야 지속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막힐수록 금융사들이 기업대출로 방향을 틀지만, 대출 잔액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며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WM을 묶어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외형보다 자립성

글로벌 사업은 이 후보의 경영능력을 검증할 또 다른 축이다.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그치지 않고 해외법인의 수익성·자본효율을 높이며 모회사 지원 의존도를 낮추는 성과가 요구된다.

특히 인도네시아 KB뱅크의 부실채권 관리와 수익성 회복, 추가 자본 투입 여부는 글로벌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늠할 주요 지표다. 해외사업의 외형 성장과 함께 현지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I, 비용 절감 넘어 경쟁력으로

AI 전환은 금융사의 업무 방식과 비용 구조를 바꾸는 핵심 변수다. 금융권의 AI 활용이 고객상담을 넘어 여신심사·자산관리·이상거래탐지(FDS)·내부통제 등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KB금융 역시 실제 업무에 적용해 생산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동시에 개인정보·신용정보 보호와 AI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 개선을 얼마나 이끌어내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까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느냐가 핵심이다.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균형이 관건

수익구조 전환을 위한 글로벌 사업·AI·기업금융 투자가 확대되면서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의 자본배분도 중요해진다. 양종희 체제에서 높아진 주주환원 기대를 이어가면서 미래 성장 분야에 필요한 자본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후보 체제에서는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총주주환원율, 사업별 수익성 등을 통해 자본배분의 방향이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주주환원과 장기적인 성장 투자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제시하느냐가 향후 경영전략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역시 경영성과를 뒷받침할 핵심 요소다. 금융사고·불완전판매·보이스피싱 등으로 인한 신뢰 훼손은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성장 전략과 함께 내부통제 체계와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변화’의 성적표는 수익구조와 경쟁력

이 후보는 관계 법령상 임원 자격요건 심사와 이사회 추천 등을 거쳐 오는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 후보의 첫 성적표는 기존 실적과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가면서 고객자산 수익화·기업금융 경쟁력 강화·해외법인 자립·AI 활용을 통해 KB금융의 수익구조와 사업 경쟁력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회추위가 주문한 ‘과감한 변화’가 구체적인 사업 성과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이재근 체제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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