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 완화에 금융 AI 속도전…성과·보안이 성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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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분리 완화에 금융 AI 속도전…성과·보안이 성패 가른다
  • 박지안 기자
  • 승인 2026.09.14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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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10곳 중 6곳, PoC 넘어 실제 업무 적용
AI 보안 활용 특례, 저축은행 등 2금융·전자금융업자로 확대
투자효과 검증·고객정보 보호·AI 거버넌스가 전사 확산 관건
망분리.[사진=AI로 생성된 이미지]
망분리.[사진=AI로 생성된 이미지]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금융권의 인공지능(AI) 도입이 개념검증(PoC)을 넘어 실제 업무 적용 단계로 확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보안 목적의 AI 활용을 위해 망분리 규제 완화 대상을 제2금융권과 전자금융업자까지 넓히면서 AI 활용의 제도적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다만 금융사별 인공지능 전환(AX)의 성패는 도입 건수보다 투자 효과를 증명하고 보안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KT는 금융·공공 분야의 AX 추진 현황과 과제를 담은 ‘KT AX 인사이트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번 리포트는 지난 7월 은행·증권·보험·카드사 임직원 200명과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임직원 200명 등 총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조사 결과 금융기관의 59.5%는 AI 활용을 위한 PoC, 일부 업무 적용, 전사 확산 등 AX 실행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의 실행 단계 진입 비중은 30%였다. 금융권이 공공 부문보다 AI 도입과 활용에 더 빠르게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의 과제는 AI를 도입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AI 투자로 실제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 업무 처리시간과 고객 응대 품질을 어느 정도 개선했는지 등 투자 대비 효과(ROI)를 수치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금융사는 반복 문서 처리, 고객 상담, 내부 검색, 개발 지원 등 업무 효과를 비교적 계량하기 쉬운 영역부터 AI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부서의 실험을 전사 서비스로 넓히려면 데이터 표준화, 개인정보와 내부정보 관리, 모델 오류 점검, 책임소재와 승인 절차를 아우르는 AI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

KT도 리포트에서 금융권에 성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과제를 우선 선정하고, 이후 ROI 측정 체계와 AI 신뢰성 확보, 데이터 표준화, AI 거버넌스 구축으로 확장하는 단계별 전략을 제안했다. 금융 특화 AI 검색, 생성형 AI 플랫폼,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등이 활용 사례로 제시됐다.

금융당국은 AI 활용 기반을 넓히기 위해 망분리 규제 긴급완화 조치도 확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3일 보안 목적 AI 활용을 위한 2차 망분리 규제 긴급완화 세부방안을 확정했다.

기존 1차 테스트는 총자산 10조원 이상, 상시 종업원 1000명 이상인 대형 금융회사 중심이었다. 2차에서는 신청 기준이 총자산 2조원 이상, 상시 종업원 300명 이상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등 중소 금융회사도 참여할 수 있게 됐고, 전자금융업자에도 별도의 신청 기준이 마련됐다.

2차 신청 대상은 1차 49개사에서 75개사로 늘었으며, 실제 테스트 대상도 기존 10개사에서 최대 15개사로 확대된다. 선정된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업자는 망분리 대체 통제수단을 마련한 뒤 프런티어 AI와 보안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활용해 내부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탐지·개선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는 금융권의 외부 생성형 AI 활용을 전면 허용하는 방식은 아니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가 다른 IT 업무를 겸직하지 않는 회사로 참여 자격을 제한하고, 신청사의 보안 역량과 AI 활용 능력 등을 따져 대상 회사를 선정한다. 규제 완화와 보안 책임을 함께 묶은 셈이다.

AI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사이버 보안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권 CISO 간담회를 열어 AI 기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 역량을 점검하고 경영진 중심의 전사적 IT 위험관리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에 IT 자산 식별·관리, 보안 취약점 관리, 대규모 보안 패치 대응체계 등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IT 기본통제가 취약한 고위험 금융회사에는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형식적인 자율시정에 그쳐 대규모 침해사고가 발생할 경우 엄중하게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금융 AI 경쟁은 앞으로 ‘어느 금융사가 AI를 도입했는가’보다 ‘어느 금융사가 안전하게 성과를 내는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망분리 완화로 AI 기반 보안·개발·업무 자동화 실험의 폭은 넓어졌지만, 고객정보와 금융거래 데이터가 오가는 금융업 특성상 보안 통제와 신뢰성 검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제 서비스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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