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제예산 120억 투입에도 확산…‘항공 방제·특별법 개정’ 추진
박수현 지사, 산림청장에 ‘정부 지원 확대’ 건의…산불 대응 거점 설치도 요청
[녹색경제신문 = 박웅현 기자]충남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지난해 연간 규모의 26배를 넘어서자 충남도가 지역별 방제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내년도 국비 200억 원 확보에 나섰다.
피해목을 찾아 제거하는 기존 대응에만 의존하지 않고 피해 집중지역과 확산 우려지역을 나눠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충남도는 30일 방제전략 수립을 위한 중간보고회를 개최하는 한편, 산림청에 예산 확대와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충남도가 앞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도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5331그루였다. 그러나 올해는 5월 말까지 확인된 피해목만 13만9922그루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피해 규모의 약 26.2배다.
두 수치는 집계 기간이 달라 동일한 연간 실적으로 직접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피해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피해 발생지역도 뚜렷하게 구분된다. 태안 3만4783그루, 보령 3만1751그루, 청양 3만1717그루, 서천 3만1427그루 등 4개 시군의 피해목을 합하면 12만9678그루다. 당시 도내 전체 피해의 약 92.7%가 이들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서천은 9월 말 피해 고사목이 3만2923그루로 늘면서 지난해 1028그루와 비교해 약 32배 증가했다. 피해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주변 산림으로 확산할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방제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충남도는 올해 재선충병 방제예산을 지난해 31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확대했다. 89억 원을 추가 투입해 예산 규모를 약 3.9배 늘렸지만, 급증하는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도는 우선 방제 인력과 장비를 지역별 피해 상황에 맞춰 배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30일 도청 소회의실에서는 김영명 기후환경산림국장 주재로 산림청과 시군, 산림 분야 전문가, 관계기관 및 용역 수행기관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제전략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별 피해 현황과 확산 양상을 분석하고 기존 방제사업의 운영 방향을 재검토했다.
논의의 중심은 한정된 예산과 인력을 어느 지역에 먼저 투입하느냐에 맞춰졌다. 피해목이 밀집한 지역에는 집중 방제를 실시하고, 아직 피해가 적은 지역에서는 정밀예찰과 초기 대응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재선충병 발생지역의 외곽에서 추가 확산을 막는 선단지 관리와 보전 가치가 높은 소나무림 보호도 주요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산림청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하는 국가방제전략과 충남의 지역별 방제계획을 연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체계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앞서 충남도는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 방제 역량을 우선 투입하기 위해 특별방제구역 확대도 추진했다. 태안에 이어 보령·서천·청양을 추가 대상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인 예찰과 피해목 제거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문제는 현장에 필요한 방제사업을 추진하려면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같은 날 공주 국가재난안전교육원에서 박은식 산림청장을 만나 내년도 방제사업에 필요한 국비 200억 원 반영을 요청했다.
지역별 피해 정도를 고려한 예방 나무주사와 피해목 제거를 확대하고, 대규모 피해지역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박 지사는 피해가 심각한 도유림과 도립공원 등을 대상으로 항공 방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항공 방제는 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충의 밀도를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실제 시행에 앞서 방제 효과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주민 안전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방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관련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박 지사는 피해목의 적기 제거와 신속한 방제작업을 위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 개정에 대한 산림청의 협조를 요청했다.
재선충병 확산은 단순한 산림 훼손을 넘어 주민 생활과도 연결된다. 소나무 군락이 형성된 마을 주변이나 관광지에서 피해가 확대되면 주민들은 생활권의 산림 경관이 훼손되는 상황을 겪게 된다. 관광자원과 산림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피해목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추가 감염을 막는 작업이 필요하다.
충남도는 중간보고회에서 제시된 전문가와 시군의 의견을 토대로 추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지역별 방제 우선순위와 세부 실행계획을 보완할 예정이다.
김영명 충남도 기후환경산림국장은 “소나무재선충병은 지역마다 피해 정도와 산림 여건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방제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가 심한 지역은 방제 역량을 집중하고 확산 우려지역은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등 한정된 방제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해 재선충병 확산세를 차단하고 청정지역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지사는 이날 산림청장 면담에서 재선충병 대응 외에도 충남의 산림산업과 재난 대응에 필요한 국가사업 지원을 건의했다.
우선 기후변화에 따른 대형 산불에 대비해 국립중부권산불방지센터를 충남에 설치하고, 내년도 정부 예산에 설계용역비를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2028년 1~2월 개최를 추진하는 충청남도 국제밤산업박람회의 국제행사 승인 지원과 국립산림복지기관인 숲체원의 충남 유치에 대해서도 협조를 구했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지역별 방제전략의 실행 여부는 향후 정부 지원 규모와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4개 시군에 방제 인력과 예산이 얼마나 신속하게 배분되는지가 우선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박웅현 기자 seoulca191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