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엔 ‘정상’, 영상엔 핵심 공정 안 보여…금호건설(주) 가스배관 ‘재시공 요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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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엔 ‘정상’, 영상엔 핵심 공정 안 보여…금호건설(주) 가스배관 ‘재시공 요구’까지
  • 박웅현 기자
  • 승인 2026.10.02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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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물다짐’ 시방서에 명시됐지만 현장 영상에서는 확인 어려워
‘보호철판·가스누출 검지관’도 불분명…보고서와 실제 시공 ‘엇박자’ 논란
‘632억 가스공사’ 감리·검측까지 도마…주민들 “수차례 민원에도 개선 안 돼” 주장
금호건설(주)이 공주 신흥리, 초봉리 일대에서 가스관 매설후 되메우기 작업을 진행하면서 일부 공정을 시방서대로 시공하지 않아 재시공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박웅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웅현 기자]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공주복합발전소 천연가스 공급시설 건설공사에서 시방서상 되메우기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재시공 요구’로 번지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이 제보 영상과 관련 자료를 직접 확인한 가운데 제보자는 영상에 나타난 방식대로 실제 시공이 이뤄졌다면 해당 구간을 다시 굴착해 시방서에 맞게 재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현장은 공주시와 부여군 일원에 LNG 공급배관과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공주 복합발전소 천연가스 공급시설 건설공사’다. 배관 연장은 27.61㎞이며 금호건설㈜이 시공에 참여하고 있다. 공사현황 자료상 준공예정일은 2026년 10월 30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배관을 설치한 뒤 흙을 다시 채우는 ‘되메우기’다.

본지가 확인한 시방서에는 1차로 배관 중앙까지 되메운 뒤 물다짐을 하고, 다시 배관 상부 30㎝까지 채운 뒤 2차 물다짐을 실시하도록 했다. 배관 직상부 30㎝에는 보호철판과 가스누출 검지관을 설치하고, 지표면 아래 60∼80㎝에는 경고띠를 넣도록 돼 있다.

이후 되메움 역시 한꺼번에 흙을 덮는 방식이 아니다. 채움재를 30㎝ 두께로 단계적으로 살포·전압한 뒤 다음 층을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로 노반과 노체의 침하, 법면 붕괴를 막기 위해 충분한 다짐을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제보 영상에서는 시방서상 일부 핵심 공정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먼저 배관 중앙까지 흙을 채운 뒤 실시해야 하는 1차 물다짐 과정이 영상에서는 명확하게 식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배관 상부 30㎝까지 채운 뒤 다시 해야 하는 2차 물다짐도 마찬가지다.

제보자는 “영상에서 확인되는 작업 흐름을 보면 시방서가 정한 1차와 2차 물다짐이 별도의 공정으로 진행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배관 직상부 30㎝ 지점에 설치하도록 한 보호철판과 가스누출 검지관 역시 영상상 명확한 설치 장면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영상에 특정 작업 장면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공정 자체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보자가 문제 삼는 부분은 영상 하나만이 아니다.

계측 내용 등이 포함된 시공 관련 작업보고서와 실제 촬영된 현장 영상의 작업 흐름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문서에는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 공정이 실제 영상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촬영 누락인지, 실제 시공 과정에서 공정이 생략된 것인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자는 실제 부실시공 여부가 확인될 경우 단순 보완이나 사후 관리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보자는 “영상에서 확인되는 작업 방식이 실제 전체 시공 과정과 동일하고 시방서상 물다짐이나 보호시설 설치 등이 빠진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미 되메우기를 끝냈다는 이유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문제가 확인된 구간을 다시 굴착해 시방서대로 재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스배관은 한 번 매설하면 외부에서 시공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준공 이후 유지관리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땅을 덮기 전에 시방서대로 시공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공사진대장은 이런 논란을 가릴 핵심 자료다.

제공된 관련 자료에 따르면 계약상대자는 굴착·보수 개소별로 작업 진행 과정을 시간대별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

굴착 위치와 굴착 이후 배관 전경을 시작으로 배관 부식부위, 피복 제거 상태, 부식 깊이 측정, filler 충진, primer 도포, Wrap Master와 cold tape 시공, 보호시트와 Steel Band 설치, 되메우기 이후 완료 상태까지 기록 대상이다. 배관 손상부와 배관 표면작업, 보수 전 손상부 최종 처리 사진은 필수 제출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감리단의 역할이다.

시공사가 시방서와 다르게 작업했다면 1차적인 책임은 시공사에 있지만, 그 상태에서 공정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면 현장 확인과 검측을 담당한 감리단이 무엇을 확인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되메우기처럼 작업 완료 이후 땅속에 묻히는 공정은 현장에서 단계별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후 검증 자체가 어려워진다.

1차 물다짐을 했는지, 2차 물다짐이 실제 이뤄졌는지, 보호철판과 가스누출 검지관이 규정 위치에 설치됐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최종 되메우기까지 허용했다면 감리의 현장 검측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제보자는 감리단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제보자는 “시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감리가 현장에서 시방서 준수 여부를 제대로 확인했다면 이런 의혹 자체가 발생하기 어렵다”며 “실제로 공정이 생략됐는데도 검측이 통과됐다면 감리 과정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근 주민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공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현장 문제를 제기했으나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발주처와 감리단이 주민 민원을 언제 접수했는지, 현장 확인은 실시했는지, 금호건설에 어떤 시정 요구를 했는지, 이후 이행 여부까지 확인했는지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와 감리단은 “본 현장은 사업 초기 집단민원 발생 등으로 인해 시공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 주민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고 갈등을 원만히 해결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 추진 과정에서 지역 인력 및 장비를 적극 채용하고 지역업체를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 준공 이후에도 해당 시설물에 대해서는 발주처 주관의 지속적이고 철저한 사후 유지관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장 측의 설명과 제보자의 문제 제기는 여전히 정면으로 충돌한다.

집단민원으로 공기가 빠듯했다는 설명과 지역 인력·장비를 활용했다는 사실은 되메우기 공정이 시방서대로 이뤄졌는지를 판단하는 근거와는 별개다.

쟁점은 간단하다.

현장 측이 밝힌 대로 품질기준과 안전규정을 준수했다면 공정별 사진과 검측서, 작업일보, 자재 사용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면 된다.

반대로 조사 결과 제보 영상에서 제기된 문제가 실제 시공에서도 확인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제보자가 요구하는 것은 ‘설명’이 아니라 ‘재검증’이고, 부실이 확인된다면 ‘재시공’이다.

27.61㎞에 이르는 가스배관은 준공 이후 대부분 땅속으로 들어간다. 지금 확인하지 않은 공정은 나중에 다시 땅을 파지 않는 이상 육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준공을 서두르는 것보다 의혹이 제기된 구간을 특정해 시공기록과 현장 영상을 대조하고, 필요하다면 시험굴착 등을 통해 실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에 발주처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남은 쟁점이다.

시방서대로 시공됐다면 기록으로 증명하면 된다.

반대로 시방서와 다른 시공이 실제 확인된다면 “준공 이후 관리하겠다”는 답변만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땅속에 들어갈 가스배관에서 재시공 여부를 판단해야 할 시점은 사고가 난 뒤가 아니라, 의혹이 제기된 지금이라는 것이다.

박웅현 기자  seoulca19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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