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證 자본전쟁 불붙었다…한화·교보·우리, 2029년 ‘11호’ 종투사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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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證 자본전쟁 불붙었다…한화·교보·우리, 2029년 ‘11호’ 종투사 레이스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10.08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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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5000억원 유증으로 종투사 가장 근접
교보증권 자기자본 2조2406억원·우리투자증권 2조2278억원 수준
최근 2개 사업연도 연속 3조원 충족해야 종투사 지정 가능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중형 증권사들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위한 자기자본 확충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자기자본 3조원 문턱에 한발 다가선 가운데 교보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이익 축적과 추가 증자 등을 통해 추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종투사 지정 요건이 강화되면서 단순한 자본 규모보다 2027년 말까지 3조원을 확보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2029년 '11호 종투사'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2674억원으로 교보증권(2조2406억원), 우리투자증권(2조22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 회사의 자본 격차는 400억원에도 미치지 않았지만, 한화투자증권이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경쟁 구도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가 자본확충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강화된 종투사 지정 요건이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제도를 개편해 신청 시점에만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하면 되던 방식에서 최근 2개 사업연도 각 결산일 기준으로 3조원 이상을 연속 충족하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2029년 종투사 지정을 목표로 한다면 원칙적으로 2027년 말과 2028년 말 모두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한화자산운용이 보통주 2500억원, 한화생명이 전환우선주 2500억원을 각각 인수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 납입 예정일은 이달 8일이다.

증자가 예정대로 완료될 경우 6월 말 자기자본에 5000억원을 단순 합산한 규모는 2조7674억원으로 늘어나 종투사 지정 기준인 3조원까지 2326억원만 남게 된다. 교보증권과 우리투자증권보다 각각 5268억원, 5396억원 많은 수준으로, 이번 증자를 계기로 중형 증권사들의 자본확충 경쟁에서 한발 앞서게 되는 셈이다.

다만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더라도 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 산정에서는 제외된다. 금융투자업규정상 조건부자본증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종투사 지정 요건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여부와 별개로 추가적인 이익 축적이나 증자를 통해 남은 2326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자본확충에 따른 비용 부담도 변수다. 한화생명이 인수하는 2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에는 연 6%의 누적적 우선배당 조건이 적용돼 연간 150억원에 해당하는 우선배당 권리가 발생한다. 실제 배당 지급 여부와 별개로 향후 이익배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자본확충 이후 수익성 관리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이익 축적과 외부 자본조달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올해 6월 말 별도 자기자본은 2조2406억원으로 종투사 지정 기준까지 7594억원이 부족하다. 교보증권은 2029년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RCPS 발행 규모는 약 2500억원으로, 해당 자금이 전액 종투사 요건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고 가정하면 3조원까지 남은 금액은 5094억원으로 줄어든다. 다만 구체적인 발행 규모와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고 회계상 자본 인정 여부도 발행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교보생명의 추가 지원 가능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 관리, 자체 이익 축적 속도가 종투사 진입 시점을 좌우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자본 지원을 바탕으로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올해 6월 말 자기자본은 2조2278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6월 말 1조1797억원에서 1년 만에 2조원대로 몸집을 키운 것으로, 현재 종투사 지정 기준까지는 7722억원이 부족하다.

우리투자증권이 공식적으로 제시한 종투사 진입 목표는 2030년으로 경쟁사보다 늦다.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추가 출자가 이뤄질 경우 자본확충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향후 자본 지원 규모에 따라 종투사 진입 일정에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업금융 수익 확대와 독자적인 영업 경쟁력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세 회사의 자본확충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계열사 출자를 통해 단기간에 자기자본을 확대하고 있으며, 교보증권은 이익 축적과 외부 자본조달을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금융지주의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어 향후 경쟁의 핵심은 각사의 자체 이익창출력과 모회사 지원 여력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종투사 진입에 따른 사업 확장 효과도 크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기업금융 관련 업무 범위가 넓어진다. 이후 4조원 이상 종투사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까지 확보하면 발행어음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어 자금조달과 운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증자 이후 수익성 관리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자기자본 증가에 비해 순이익 개선 속도가 더딜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할 수 있어 기업금융 투자 확대와 운용 수익 확보가 요구된다. 종투사 지정 심사에서도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사회적 신용 등을 평가하는 만큼 자본확충 이후의 영업 성과와 위험관리 역량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종투사 지정 요건이 강화되면서 단순히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이를 2개 사업연도 연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한화투자증권이 대규모 증자로 한발 앞서갔지만 교보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역시 추가 자본확충 여력이 있는 만큼 2027년까지의 이익창출력과 모회사 지원 규모가 경쟁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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