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632억원 LNG 배관 부실시공 의혹’… “3년 안에 고치면 끝인가” 주민들 재시공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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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 ‘632억원 LNG 배관 부실시공 의혹’… “3년 안에 고치면 끝인가” 주민들 재시공 촉구
  • 박웅현 기자
  • 승인 2026.10.14 0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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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서에 100m마다 품질시험 명시’ 제보자, 시공 영상·위치 특정… 검측 적정성 논란
‘3년 하자보수’ 설명에 주민 분노… “시방서는 왜 만들었고 감리는 무엇을 했나”
‘한국가스공사 감독 책임’ 정조준… 준공 전 독립적 검증·감사원 조사 요구
LNG배관 매설 작업에서 다짐 공정을 시행하지 않고 되메우기 하고 있는 장면/녹색경제신문 

 

되메우기 공정에서 모래를 사용하지 않은 구간을 화살표로 표시하고 있다./녹색경제신문 

 

[녹색경제신문 = 박웅현 기자] 632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대규모 천연가스 공급배관 공사에서 시방서 위반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시공사 측이 부실 논란에 대해 "3년간의 하자보수 기간 내에 고쳐주면 그만"이라는 식의 안일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주민들은 문제 구간의 재시공과 감사원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논란의 현장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하고 금호건설(주)이 시공에 참여한 ‘공주 복합발전소 천연가스 공급시설 건설공사’로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 일원에 총연장 27.61㎞의 천연가스 공급배관 등을 매설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당초 공사는 2026년 7월 완료를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현재 제보자가 지목한 일부 구간에서 시공 적정성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도로 포장 등 마무리 공정이 진행되고 최종 준공검사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발단은 제보자들이 구체적인 현장 영상과 위치를 특정해 제기한 '품질시험 생략 미치 시방서 위반' 의혹이다.

특히 제보자들이 공개한 시방서의 ‘품질시험 기준’에는 배관 매설과 되메우기 공정에서 실시해야 할 검사 항목과 시험 간격이 구체적인 수치로 명시돼 있다. 되메움용 흙의 현장밀도시험은 ‘KS F 2311’에 따라 관로 매설물의 경우 3층마다, 100m마다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다짐시험은 ‘KS F 2312’에 따라 재질 변화 시마다, 함수비시험은 현장밀도시험과 같은 빈도로 실시하도록 돼 있다.

혼합골재 역시 별도의 기준을 적용한다. 현장밀도시험은 2차로 기준 층별 200m마다 실시하도록 했으며, 넓고 평탄한 성토지역에서는 500㎥마다 검사하도록 정했다. 또 혼합골재의 함수비는 포설 후 다짐 전 500㎥마다 확인하고, 현장밀도시험을 실시할 수 없는 구간에서는 100m마다 평판재하시험을 하도록 했다. 두께시험도 배관 연장 1㎞마다 실시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처럼 시방서에는 재료별 시험 방법과 빈도가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단순한 권고사항이 아니라 해당 공사에 적용되는 품질관리 기준인지, 실제 계약과 승인된 품질시험계획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확인해야 할 내용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시공사와 발주처가 답해야 할 질문이 나온다. 시방서에 명시된 시험은 실제로 실시됐는가. 시험성적서와 현장 검측기록은 존재하는가. 검사 결과가 부적합했다면 어떤 보완 조치를 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객관적인 확인 없이 도로 포장만 마무리됐다면 지하 매설 공사의 품질을 주민들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시공을 맡은 금호건설 측의 하자보수에 관련한 태도다. 취재 과정에서 금호건설 측은 "3년간의 하자보수 기간이 있으므로 설령 시방서대로 시공되지 않았더라도 해당 기간 안에 문제가 발생하면 보수하겠다"는 취지의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그런 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거라면 시방서는 왜 만들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공정을 무시해도 마무리만 되면 된다는 것은 무슨 궤변이냐”며 “막대한 감리비를 지급하면서 감리 제도는 왜 두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시공 과정에서 지켜야 할 품질기준과 준공 이후 발생하는 하자를 처리하는 제도는 엄연히 다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건설기술 진흥법’ 제55조는 법에서 정한 대상 공사에 대해 품질관리계획 또는 품질시험계획에 따른 시험과 검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품질시험과 검사 결과의 기록 의무다. 같은 법은 품질시험과 검사가 완료된 날부터 7일 이내에 그 결과와 실시대장 등 증빙자료를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에 입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법령과 계약상 기준이 이번 공사에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확인해야 하지만, 적어도 품질시험을 실시했다는 사실은 객관적인 기록으로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하자보수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다. 정해진 시험과 검사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그 결과가 적합했는지, 이를 확인한 감독·검측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를 밝히는 문제다. 하자보수 약속으로 이미 완료된 공정의 품질 적정성을 입증할 수는 없다.

특히 이번 공사는 일반적인 도로 포장공사와 다르다.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지하 매설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공정별 품질관리와 검사기록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물론 현재 제보 내용만으로 실제 시방서 위반이나 구조적 결함, 가스 누출 위험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방서와 다르게 시공됐다는 구체적인 제보가 접수됐다면 관련 자료를 대조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제보자들이 재시공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가 제기된 구간이 이미 땅속에 묻혀 있고 도로 포장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사후 보수만을 약속하는 것으로는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적정한 품질시험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기준에 미달하는 시공이 확인됐다면 단순한 설명이나 보완 약속을 넘어 재시공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발주처인 한국가스공사의 책임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가스공사는 앞서 해당 공사의 시공단계 건설사업관리계획과 관련해 공사감독자 배치기준안을 공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의혹에서는 공사감독자와 관계자가 제보 구간의 시공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 확인했는지, 검측과 품질시험 결과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실제 공사 내역과 품질시험 성적서, 감리·감독일지, 설계변경 승인자료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보자가 지목한 구간에서 시방서상 요구되는 시험을 실시했다면 해당 기록을 근거로 적정성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시험 누락이나 부적합 사항이 확인된다면 해당 공정의 시공 적정성뿐 아니라 이를 확인한 감독체계도 검증 대상이 된다.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일부 공정을 생략했다는 주민들의 의혹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현재까지 부당한 공사비 절감이나 감리 부실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주민들은 이번 사안을 지역 주민을 기망하고 무시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감사원이 직접 나서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시방서 준수 여부와 공정별 품질시험, 감리·검측 적정성, 공사비 집행 내역, 한국가스공사의 감독 책임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시공 요구 역시 기술적인 검증과 연결돼야 한다. 문제 구간에서 시방서 위반이 확인되고 보완만으로 품질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재시공 여부와 범위를 판단해야 한다. 반대로 적법한 설계변경과 시험 결과가 확인된다면 그 근거를 주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보 구간에 대한 독립적인 기술 검토와 필요 시 현장 확인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3년간의 하자보수 기간은 시방서에 정해진 품질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면책기간이 아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발생한 뒤 고쳐주겠다는 약속보다 공사 단계에서 지켜야 할 기준을 제대로 이행했다는 확인 가능한 근거다. 한국가스공사와 금호건설이 준공을 앞두고 먼저 제시해야 할 것도 바로 그 근거다.

대형 인프라 공사의 품질은 도로 위 포장의 외형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금호건설과 한국가스공사는 안일한 하자보수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시방서 준수 여부와 객관적인 품질시험 기록을 낱낱이 공개하고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

박웅현 기자  seoulca19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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