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시뮬레이션·월드모델 협력 강화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LG전자가 로봇 사업에서 제조·물류에서 가정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한다. 시장 형성 초기에는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과 산업용 로봇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휴머노이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부터는 가정용 로봇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해 4분기 로봇 학습 거점인 데이터팩토리를 본격 가동하고, 엔비디아와 협력해 내년까지 누적 50만 시간 분량의 로봇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8일 열린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사 로보틱스 사업의 전략 방향성은 핵심 부품 및 완제품 하드웨어 제작은 물론 데이터 플랫폼과 운영 시스템 등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로봇 시장의 성장 단계에 맞춰 사업 영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시장이 먼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학계와 공공, 제조 분야에 집중한다. 초기 양산 시장에서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의 기술력과 제품 라인업, 공급 실적을 확보한 뒤 제조·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재모 LG전자 로보틱스 전략 담당 상무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시장이 먼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학계나 공공, 제조 영역 쪽으로 일단 집중할 것"이라며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등 초기 양산 시장에서 기술이나 제품 라인업, 레퍼런스를 확보하면서 제조·물류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액추에이터 사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장치 등을 결합해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으로, 로봇의 동작 정밀도와 구동 성능을 좌우한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창원에 액추에이터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하반기에는 설비 자동화와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로봇 완제품의 원가와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 로봇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 상무는 로봇 사업모델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용 로봇 디바이스 공급을 시작으로 시스템통합(SI) 파트너사와 협력해 산업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데이터팩토리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한 판매 및 구축 사업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로봇 완제품 판매에 국한하지 않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데이터팩토리 시설 자체를 외부에 대여하는 방식의 수익화는 당분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LG전자는 올해 4분기 서울 우면동에 구축한 'LG 데이터팩토리'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는 초기 단계로 부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실제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가상환경에서 생성한 데이터를 결합해 2027년까지 누적 약 50만 시간 분량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실제 데이터로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높이고, 가상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 학습량을 확대하는 데이터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 상무는 "당사가 기존 사업 영역에서 확보한 가정과 제조 현장에서의 도메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실제 환경을 그대로 모사한 환경에서 리얼월드 데이터 수집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와는 시뮬레이션과 월드모델, 로봇 개발 플랫폼 등 피지컬 AI 기술 전반에서 협업하고 있고, 실데이터와 가상 데이터를 결합해 내년에 누적 약 50만 시간 분량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이터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시점을 2030년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 기술의 범용성이 확보되면서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소비자용(B2C) 로봇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정에서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를 확보하는 것이 홈 로봇 시장 확대의 핵심 조건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로봇 자체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뿐 아니라 가전제품과 로봇의 역할을 재설계해 경제성과 실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상무는 "홈 시장 개발을 위해서는 가정에서 실제 구매를 고려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접근이 중요하다"며 "가전을 위해 디자인된 로봇과 로봇을 위해 디자인된 가전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 상무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전망을 인용해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이 2031년 1320억달러(한화 약 176조원), 2035년 2550억달러(한화 약 34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2030년부터 피지컬 AI의 범용성이 확보되면서 B2B뿐 아니라 B2C 시장도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이러한 시장 확대에 대응해 글로벌 톱티어 로봇 테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다만 구체적인 로봇 사업 매출 목표와 수익성 전망, 실적 기여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