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호건설 ‘부실시공 의혹’에 6억원 발전기금까지…돈으로 덮을 수 없는 주민 안전
상태바
[기자수첩] 금호건설 ‘부실시공 의혹’에 6억원 발전기금까지…돈으로 덮을 수 없는 주민 안전
  • 박웅현 기자
  • 승인 2026.11.01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0일간 CCTV 영상’ 시방서 위반 의혹에도 재시공 불가 입장…주민 반발
‘발전기금 6억원’ 배분 놓고 마을 갈등…지원금 성격·지급 과정 의문 증폭
‘제보자들 감사원 감사 촉구’ 한국가스공사 감독·감리 책임 전면 검증 요구
녹색경제신문/박웅현 선임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웅현 기자].공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도 준공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재시공할 수 없다면, 공공공사의 시방서와 감리·감독 제도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하고 금호건설이 시공에 참여한 부여~공주 간 천연가스 공급배관 공사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총연장 27.61km에 이르는 이 공사는 당초 632억원 규모로 발주된 국가 에너지 기반시설 사업이다.

그런데 준공을 준비하는 시점까지 시공 적정성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마을에 제공됐다는 6억원의 발전기금 배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주민들 사이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사태를 단순한 공사 민원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제보자들은 40일간의 CCTV 녹화 영상을 근거로 일부 구간에서 배관 되메우기와 다짐 등 주요 공정이 시방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촬영된 영상에는 실제 공사 과정이 담겨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단순히 공사가 잘못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아니라 구체적인 영상과 작업 구간을 제시하며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그동안 다짐 공사를 정상적으로 실시했으며 관련 영상과 검측자료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렇다면 어렵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제보자가 확보한 CCTV와 시공사가 보유한 영상, 작업일지, 품질시험 성적서, 감리·검측 기록을 맞춰보면 된다.

문제는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금호건설은 시험가동 등 준공을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시점에서 재시공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나온다.

공사가 끝났으니 다시 손댈 수 없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시공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일단 준공만 마치면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재시공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과 실제로 재시공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다.

준공 일정이 임박했다는 사실만으로 시공 적정성에 대한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사를 다시 해야 하는지 역시 시공사의 편의가 아니라 객관적인 검증 결과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실제 재시공이 불가능하다면 그 기술적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 보완시공이나 다른 안전성 확보 방안이 가능한지도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준공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검증 자체를 뒤로 미루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하에 묻힌 가스배관은 도로포장이 끝나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시공 과정의 기록과 감리·검측이 중요하다.

시방서는 지켜도 되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권고사항이 아니다. 계약과 승인된 설계에 따라 공사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이다.

그 기준을 실제로 준수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감리와 발주처의 역할이다.

공사가 끝나가니 이제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대응으로는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

더 심각한 것은 공사와 관련해 마을에 제공됐다는 6억원의 발전기금 문제다.

최근에는 이 돈의 배분을 둘러싸고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역 발전과 주민 상생을 위해 마련된 자금이라면 마땅히 그 취지에 맞게 집행돼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 지급과 배분 과정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부 주민들이 발전기금의 성격을 의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과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인지, 아니면 각종 민원을 무마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발전기금이 지급됐다는 사실만으로 부실시공을 눈감아 준 대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급 목적과 공사 민원 사이에 실제 연관성이 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6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오갔고, 배분 문제로 마을 공동체 내부에서 갈등까지 발생했다면 더 이상 사적인 합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

누가 발전기금 지급을 제안했는가. 어떤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했는가. 지급 조건과 협약 내용은 무엇인가. 배분 대상과 금액은 누가 결정했으며 주민들은 그 과정에 얼마나 참여했는가.

특히 공사 부실 의혹을 제기한 주민들의 문제 제기와 발전기금 지급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도 분명하게 확인해야 한다.

지역 상생이라는 명분이 주민 간 갈등으로 변질됐다면 그 경위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사 협력업체 현장 소장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씁쓸하다.

제보자들은 해당 관계자가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막으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발언의 정확한 내용과 맥락, 실제 발언 여부는 당사자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실로 확인된다면 안전을 바라보는 현장 관리자의 인식 자체를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

공사로 발생한 주민 피해는 적정한 절차에 따라 보상할 수 있다. 하지만 공사 기준을 어겼는지 여부는 돈으로 합의해서 없앨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안전과 보상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몇억원의 지원금만이 아니다. 자신의 집과 마을 주변에 묻힌 가스배관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안전하게 시공됐다는 확신이다.

그런데 지금 주민들 사이에서는 시공 문제를 둘러싼 불신에 발전기금 배분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사를 통해 지역 발전과 주민 상생을 이루겠다는 취지가 오히려 공동체 내부의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면 사업 관계자들도 그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제 책임의 시선은 발주처인 한국가스공사로 향한다.

한국가스공사는 단순히 공사를 발주하고 준공검사만 진행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가 에너지 기반시설이 정해진 기준에 맞게 설치됐는지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시공사가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더라도 제보 영상에서 구체적인 의혹이 제기됐다면 공정별 기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감리는 무엇을 확인했고 어떤 자료를 근거로 적정 판정을 내렸는가. 시방서상 품질시험은 정해진 횟수와 방법대로 이뤄졌는가. 실제 현장과 검측 서류 사이에 불일치는 없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공공기관의 감독 기능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제보자들은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가스공사의 발주 및 감독 업무부터 금호건설의 실제 시공 과정, 감리·검측의 적정성, 발전기금의 지급 경위와 배분 과정까지 객관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요구다.

감사원 감사가 이뤄진다면 먼저 제보자들이 확보한 40일 분량의 CCTV 영상과 시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대조할 필요가 있다. 이어 시방서 준수 여부와 품질시험 실적, 현장 검측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6억원의 발전기금 역시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지급 주체와 계약 관계, 기금의 관리·배분 과정, 공사 관련 민원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감사원이 실제로 감사를 실시할지, 감사 대상에 발전기금 문제가 포함될 수 있는지는 관련 절차와 감사 권한에 따라 판단될 사안이다.

중요한 것은 준공 여부와 관계없이 제기된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공 기준을 지켰다면 이를 입증하면 된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범위와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보완 조치를 해야 한다. 관리·감독 과정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물어야 한다.

공공공사에서 준공은 시공 책임을 면제받는 통과의례가 아니다.

금호건설이 말하는 재시공 불가가 공사의 기술적 한계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준공 일정에 따른 현실적 부담을 말하는 것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찾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의문은 단순하다.

공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누가 책임지는가. 6억원의 발전기금은 누구를 위해 지급됐으며 왜 주민 사이에 갈등을 낳고 있는가. 그리고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남아 있는데도 준공 절차를 진행해도 되는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면 준공식을 치르고 가스가 공급되더라도 논란은 끝나지 않는다.

땅속에 배관을 묻는다고 의혹까지 묻히는 것은 아니다. 공사는 끝낼 수 있어도 책임가지 끝낼 수는 없다.

지금 한국가스공사와 금호건설에 필요한 것은 준공을 서두르는 설명이 아니라, 제보자가 제시한 영상과 시공기록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주민 앞에 공개하는 일이다.

6억원의 발전기금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이며, 준공 실적보다 앞서야 할 것은 공공공사의 신뢰다.

감사원에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는 제보자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박웅현 기자  seoulca1919@naver.com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