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카 매각 '난항'...노조 "정규직이 비정규직되는 꼴"
상태바
SK엔카 매각 '난항'...노조 "정규직이 비정규직되는 꼴"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1.29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되는 SK엔카...노조측은 '고용불안' 우려로 반발

SK엔카 매각을 두고 사측과 노조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중고차매매 사업을 청산하려는 SK측과 투기자본에 노동자를 넘겼다는 노조측의 주장이 충돌하면서다. 노조측은 고용불안 우려와 함께 SK엔카의 임금체불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 매각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은 매각 대상이 한앤컴퍼니라는 사모펀드(PEF)고, 사모펀드 특성상 회사의 안정적 경영보다는 강력한 구조조정과 재매각 과정에서 직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그간 SK엔카가 시간외수당 미지급, 공휴일 강제근로 등 상습적 임금 체불을 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조측 관계자는 "(정년이 보장된) 정규직 신분이었으나 사실상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경영상 급박한 이유로 직원 해고 등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매출, 영업이익 등이 업계 1위인 상황에서 매각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SK엔카측은 매각 조건으로 향후 5년간 직원들의 고용이 보장됐다고 설명하지만 재매각이 진행될 경우 인력감축이 진행될 여지는 남아 있다. 고용을 그대로 승계한다 해도 최장 5년 시한부 정규직이 될 가능성도 높고, 강제 희망퇴직 등의 우려도 존재한다. 또 SK가 7년간 중고차 사업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SK건설이 수원에 SK V1 모터스라는 중고차 매매단지를 짓고 있는 것도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다. 

SK엔카 매장 내부 <SK엔카 홈페이지>

한앤컴퍼니측은 아직까지 SK엔카 노조와 교섭을 진행하지 않고 있고,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된 후 본격적인 교섭에 나서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SK엔카직영이 약 2000억원에 한앤컴퍼니로 매각된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대응하고 있다. 약 90% 이상의 직원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다. 

한앤컴퍼니의 이력도 논란의 대상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2년 영업이익 3140억원을 기록하던 웅진식품을 인수한 후 2014년 813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투자액은 약 81% 줄고 직원수도 13.5%(42명) 줄었다. 

또 2016년 쌍용양회를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인수 직후부터 '쌍용머티리얼'과 '쌍용에너텍' 등 계열사를 처분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의 구조조정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전체 정규직 직원의 9%(86명) 정도가 회사를 떠났다. 

한편, SK엔카는 2000년 SK그룹 사내 벤처로 출발한 회사다. 2013년 SK C&C에 합병된 후 온라인 부문을 담당하는 닷컴과 오프라인 부문의 직영으로 분리됐다. 2014년에는 호주의 카세일즈홀딩스에 SK엔카닷컴 지분 49.99%를 1039억원에 매각했고, 최근 2050억원에 나머지 지분 모두를 넘겼다. 

약 2000억원에 한앤컴퍼니로 매각될 것으로 보이는 SK엔카직영은 지난해 약 1조원의 매출과 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SK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중고차 매매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한편, 카쉐어링 업계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는 글로벌 투자전문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한 후 국내 카쉐어링 업체 쏘카, 미국의 P2P 카쉐어링 업체 투로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