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0%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급여만 올랐다...'갑질' 이후 社名 감추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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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0%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급여만 올랐다...'갑질' 이후 社名 감추기 급급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8.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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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 급여 23%↑...제품에 '남양' 브랜드 숨기고 판매

'갑질 사태'가 벌어진 이후 남양유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홍원식 회장의 급여는 꾸준히 늘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영업이익률은 0%에 수렴하는 반면 홍 회장의 급여는 3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오너의 책임의식 부재'라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갑질사태' 이후 기업명을 최대한 숨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은 온라인 여론관리 경력 사원을 상시채용하는 공고까지 내붙였다. 이를 두고 과오를 뉘우치고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 대신 숨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갑질사태'가 있었던 지난 2013년 이후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매출은 2013년 1조 2053억 원에서 2017년 1조 1573억 원으로 4.0% 소폭상승했다. 반면 영업손익은 그해 적자전환한 -220억 원에서 2017년 11억 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의 영업이익률은 갑질사태 이전인 2012년 3.5%에서 2013년 -1.8%, 2014년 -2.3%, 2015년 1.4%, 2016년 2.9%, 2017년 0.09%를 기록했다. 2016년 영업이익률이 2012년 대비 0.6%포인트까지 근접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작년 한해 다시 0%대로 추락했다.  

직원수도 급격하게 줄었다. 당시 사업보고서 상 2849명이었던 직원수는 최근 3년 새 2400명 대까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갑질사태 이후 소비자 불매운동 등으로 인해 실적저하가 분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회사가 실적악화 및 직원 축소를 겪는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홍원식 회장의 보수는 오히려 2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013년 2억 6285만 원에서 2017년 2억 7850만 원으로 6.0% 가량 증가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홍 회장의 급여는 2013년 13억 1469만 원에서 2017년 16억 1971만 원으로 늘었다. 지난 2016년은 가장 높은 18억 8165만 원을 기록했다. 연간 홍 회장의 보수는 2013년 13억 1469만 원, 2014년 15억 7642만 원, 2015년 16억 1891만 원, 2016년 18억 8165만 원, 2017년 16억 1791만 원이다.  

남양유업이 갑질사태 이후 4년 이상 실적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과 상관없이 홍 회장의 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오너인 홍 회장의 책임의식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수가 줄고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오너의 급여만 높이는 것은 최고 경영자로서 회사의 어려움에 함께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풍길 수 있다"며 "오너로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만한 액션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갑질사태 이후 기업 이미지 개선 노력 대신 '브랜드 감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표적인 예로 남양유업의 디저트사업 브랜드인 '1964 백미당'이 꼽힌다. 백미당 어느 곳에서도 남양유업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또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사거리에 세워진 남양유업 건물 외벽엔 '남양유업'이라는 이름 대신 '1964 building' 글자만 크게 써붙였다. 기업 본사 정면에 사명을 배치하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전혀 다른 케이스다.

회사이름이 안보이게 빨대로 교묘히 숨긴 남양유업 제품

이외에도 주력상품인 맛있는우유GT 광고에서 남양 로고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유제품에서도 남양로고는 찾기 힘들다. 제조원을 자세히 살펴봐야 남양유업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프렌치카페의 경우 동봉된 빨대를 '남양'로고가 위치한 곳에 교묘히 붙여놨다. 

구인구직사이트에 올라온 남양유업 채용글

게다가 지난 7월 남양유업은 구인구직사이트에 '온라인 여론관리' 경력사원을 상시채용한다는 내용의 구인글을 올려놓은 상태다. 앞서 '남양 숨기기'를 자행해온 상황에서 이번 구인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갑질 이미지를 숨기기 위해 자사 브랜드명을 최대한 감추려고 하는 전략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회사 이미지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여론관리 직원 채용도 중요하겠지만 남양유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인원 확충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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