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준 대표이사 아내는 우 회장 차녀 우지영 대표이사…박흥준·우지영 대표이사 청담동 아파트에 주소지 같이 둔 사실 확인
-박흥준 대표이사, 계열사 12곳서 임원 겸직…유의미한 지분 없어 지배구조에서는 밀려
SM그룹 총수인 우오현 회장은 딸의 배우자인 ‘사위’를 그룹 전면에 배치한 것으로 파악돼, 향후 그룹 경영에 어떤 변화들이 가져올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각종 언론 등에 의하면 우 회장은 1남 4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 딸은 우연아(42세), 우지영(41세), 우명아(37세) 대표이사 이렇게 세 명인 것으로 금감원 공시 자료 등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세 딸이 결혼 여부와 관련해서는 언론 등에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결혼을 했는지 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녹색경제에서 각종 자료 등을 살펴보니 우오현 회장은 이미 사위 경영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첫 스타트는 경남기업 박흥준 대표이사가 끊었다. 박 대표이사와 우 회장과는 장인과 사위 관계다.
박흥준 대표이사의 아내는 우 회장의 딸인 우지영 씨다. 그룹 내에서 우지영 씨의 공식 직함은 태초이앤씨 대표이사다. 우지영·박흥준 대표이사는 1978년생으로 동갑내기 부부다. 언론 등에 결혼과 관련한 정보가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언제부터 부부가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녹색경제에서 경남기업 박흥준 대표이사가 SM그룹 우오현 회장의 사위라는 사실을 파악하게 된 결정적 단서는 크게 세 가지 자료를 통해서다.
가장 먼저는 금융감독원에 공시 자료가 첫 단서였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계열사 임원인 박흥준 대표이사는 SM그룹 총수인 우오현 회장과 ‘인척1촌’이라고 명시됐다. 그룹 총수인 우오현 회장과 ‘인척1촌’ 관계가 되려면, 우 회장과 박 대표이사는 장인과 사위 관계일 때 가능하다. 우 회장의 딸과 결혼한 남편이 되어야 우 회장과 인척1촌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올 7월 기준으로 SM그룹에서 우 회장과 ‘인척1촌’ 관계에 있는 임원은 박흥준 대표이사가 유일했다. 이는 우 회장의 사위 중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임원은 현재까지 한 명밖에 없다는 의미다.
경남기업 박흥준 대표이사가 우 회장의 사위라면 누구와 결혼했는지가 다음 관심사로 모아진다. 이에 대한 결정적 힌트는 법인 및 부동산 등기 현황에서 파악됐다.
그룹 내에서 지분을 갖고 있는 우오현 회장의 세 딸은 공통적으로 법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법인 등기부를 통해 이들이 각각 어디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지 살펴보니 장녀인 우연아 씨와 동생인 우명아 씨는 서울 용산구에 같은 아파트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이와 달리 우지영 씨만 서울 청담동에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방법으로 경남기업 박흥준 대표이사의 법인 등기부를 통해 해당 주소지를 살펴보니 우지영 대표이사와 같은 곳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등록 주소지 상 박흥준 경남기업 대표이사와 우지영 대표이사는 같은 건물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두 명이 부부라고 하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기에 SM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인 ‘태초이앤씨’에서도 우지영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박흥준 씨는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두 명이 서로 부부 관계임을 좀더 명확하게 해준다.
우오현 회장의 딸인 우지영 씨와 경남기업 박흥준 대표이사가 부부관계라는 이슈보다 더 관심을 끄는 대목이 있다. 올해로 41세에 불과한 박흥준 대표이사가 SM그룹 내에서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감원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박흥준 대표이사는 이미 그룹 경영 전면에 전진 배치돼 중요한 핵심 사업 및 업무를 주도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기업 대표이사직을 비롯해 계열사 12곳에서 주요 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이사가 임원직을 맡고 있는 회사와 해당 직위를 살펴보면 ▲한통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에스씨파워텍 사내이사 ▲태초이앤씨 사내이사 ▲바로코사유통사하 감사 ▲우방 감사 ▲케이알티산업 감사 ▲태길종합건설 감사 ▲대한상선 감사 ▲이코사주류 감사 ▲한덕철광산업 감사 ▲코리코엔터프라이스㈜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M그룹 경영 전반에 우 회장의 사위인 박흥준 대표이사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우 회장의 자녀들이 아직 1~2곳에서만 임원직을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사위인 박흥준 대표이사에게 상당한 힘이 실려 있다는 방증이다. 사실상 그룹의 중요한 문제들은 박 대표이사가 나서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룹에서 실세로 통하는 박흥준 대표이사도 차후 우오현 회장의 그룹 승계와 관련해서는 한계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 대표이사는 공식적으로 SM그룹 계열사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주식 지분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내인 우지영 대표이사도 태초이앤씨와 에스엠생명과학 지분 정도가 전부다. 그룹 경영에는 상당히 관여되더라도 향후 경영 승계와 관련해 SM그룹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되기는 현재로서는 어려운 위치에 있는 셈이다.
때문에 우오현 회장이 그룹 승계권을 누구에게 물려주느냐에 따라 박 대표이사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향후 우연아·우명아 대표이사의 배우자들도 그룹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경우 박흥준 대표이사의 위상도 지금보다는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두 사위 경영자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오현 회장의 아들 우기원 씨가 올해로 27세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10년 정도는 SM그룹은 박흥준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위들이 그룹 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사위 경영의 스타트를 먼저 끊은 경남기업 박흥준 대표이사로서는 우오현 회장에게 경영 능력을 최대한 높게 인정받으면서 자신의 입지를 좀더 튼튼하게 다져놓은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상의 방책인 셈이다.
한익재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