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두려운 이산화탄소 상승 곡선, 뜨거워지는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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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두려운 이산화탄소 상승 곡선, 뜨거워지는 지구”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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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농도 갈수록 짙어져, 기후변화 예상보다 더 빨라

“대기권에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지구 기후가 변하고 있다.”

대기권은 지구를 보호하는 ‘방패(Shield)’ 역할을 한다. 태양풍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능을 방어한다. 태양 빛을 적절히 흡수해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적당한 에너지를 분배해 준다. 태양에서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는 행성 ‘지구’는 대기권이 있어 이른바 ‘생명 거주 가능한 지역’으로 부른다. 지금까지 우주에서 가장 ‘축복받은 행성’이라 부를 만하다.

에릭 페처(Eric Fetzer) 미국 항공우주국(NASA) 대기과학자는 “지구 대기권이 매우 취약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다만 우리는 지금 온실가스 증가에 따라 대기권이 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살펴본 결과 인간이 지구 기후를 매우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처 박사는 “우리는 8000년 동안 지구 기후가 꽤 안정적이었고 비슷한 유형을 보여 왔음을 알고 있다”며 “다만 최근 1세기 동안 지구 기후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처 박사는 아쿠아 위성에 실려 있는 AIRS(Atmospheric Infrared Sounder)를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아쿠아 위성은 2002년에 발사됐다. 17년 동안 우주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AIRS 데이터는 지구 기후를 이해하는 밑바탕이 됐다. 페처 박사는 “AIRS 데이터는 전 세계 날씨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대기권 온도는 물론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메탄, 일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양을 추적하고 분석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모델에서 예견됐듯이 지구 기후시스템은 이산화탄소 농도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대기권 수증기는 이산화탄소 존재 여부에 매우 민감하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할수록 온실효과로 대기권은 더 뜨거워진다. 더 따뜻해진 대기권은 수증기를 더 많이 품게 된다. AIRS 데이터는 북극 기후의 중요한 변화도 규명했다. 페처 박사는 “AIRS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북극 수증기 수치가 많이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는 북극 대기권이 더 따뜻해지고 있고 점점 얼음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이 흐름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 있다.

북극 기후뿐 아니라 페처 박사는 AIRS가 북인도와 동중국 대기권의 암모니아도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두 지역의 암모니아가 증가하는 것은 농업 활동 때문이다. 암모니아는 이 지역의 공기 질에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친다.

우주 공간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아쿠아 위성뿐 아니라 NASA의 수오미 NPP,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운영하는 JPSS-1 등이 우주에서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우주기구(ESA) 등도 관련 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페처 박사는 “앞으로 우주에서 그 어떤 기후 데이터를 수집, 분석, 진단하는 위성이 나올지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AIRS는 대기과학 역사에서 기념비적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한편 아쿠아 위성에 탑재된 AIRS가 그동안 분석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보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어떤 전문가는 지구에서 이산화탄소 농도 한계치를 400ppm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그 한계점을 넘어섰다. 지구가 점점 가열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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