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규모를 4천억원 더 늘려 5천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한시 면제하고, 은행의 원활한 무역금융 공급 등을 위해 외화 LCR(유동성커버리지) 규제 부담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2차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영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교육, 도소매, 제조업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고용유지를 위한 사업주의 자부담 비율이 대폭 낮아지고, 근로자 고용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는 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에도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도록 고용유지지원금을 현재 1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확대하고, 지원 수준도 전 업종에 대해 4∼6월 3개월간 한시적으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최대 30만명까지 지원하도록 고용보험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4천억원을 추가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외화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외환 분야 거시건전성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외화차입 비용 완화를 위해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또 은행에 대한 외화 LCR 규제 비율을 현행 80%에서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이번주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외화 LCR은 향후 30일간 순(純)외화유출 대비 고(高)유동성 외화자산의 비율로, 금융회사의 외환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홍 부총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외화자금 유출입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던 외환분야 거시건전성 규제 조치들을 현 상황에 맞게 완화해 민간 부문의 외화조달 노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을 매일 점검하면서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외화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다층적인 외화유동성 공급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하여 적기에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조속히 시장에 본격 공급되도록 하고, 외환스와프시장의 외환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향후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이미 마련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금융, 기업부문에서 필요한 외화유동성을 적기에 신속하고도 충분한 수준으로 공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외 ▲ 수출입·해외진출 기업 긴급 금융지원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피해 추가 지원 방안 ▲ 공공부문 계약제도 개편 및 소비·투자 확대 방안 ▲ 추가경정예산(추경) 신속 집행계획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홍 부총리는 전날 발표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100조원+α 대책'의 일환으로 "수출입·해외진출 관련 기업들에 수출입은행을 통해 20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신규 유동성 8조7천억원을 공급하고, 6개월 내 만기도래하는 11조3천억원 규모의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최대 1년까지 만기 연장 조치를 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또 "공공부문이 내수 시장의 주요 구매자이자 소비자로서 버팀목 역할을 강화해 수행하도록 공공부문 선도 소비·투자 확대 전략을 마련하겠다"며 "공공계약제도 특례를 마련해 소비·투자를 신속 집행하고 각종 공공부문 자금·투자 지출을 최대한 당겨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