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액 5조원 넘어설 예상
중국 내수 침체 이어지자...육가공 소비도 줄어
업계, "사업 매각하고...식품 유통 강화할 가능성도 점쳐져"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CJ그룹이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 사업 부문의 매각에 나서면서, CJ제일제당은 향후 식품사업에 본격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바이오 사업 부문은 식품과 물류에 이어 CJ그룹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고기생산이 줄어들면서 ‘사업 지속가능성’에 노란불이 켜졌단 분석이 나온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CJ제일제당이 모건스탠리로 매각 주관사를 정하고 곧 바이오사업부의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는 매각 예상액이 5조~6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그린바이오 부문 매출이 CJ제일제당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다. 영업이익은 2513억원으로, 전체 이익의 30% 수준이다.
그린바이오 사업부문엔 라이신 등 동물의 생육을 돕는 사료용 아미노산과 핵산·MSG 등 맛과 향을 내는 식품조미소재가 포함된다.
특히 대상에 ‘미원’이 있다면, CJ제일제당에는 ‘미풍’이 있다. ‘미풍’은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사업 초창기에 내놨던 ‘제1세대 조미료’로도 알려졌다.
이어 지난 1988년부터 CJ제일제당은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CJ제일제당은 라이신·트립토판·핵산·발린 등 여러 바이오시장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육가공 수요 및 고기생산이 감소하고, 라이신 수요가 줄어 들자 그린바이오 사업 성장세는 크게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CJ제일제당의 그린바이오 부문 영업이익은 102억원이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분의 1인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식품사업 본연에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건강·기능식 사업부문 CJ헬스케어를 1조3000억원에 매각하고 2조1000억원을 토자해 미국 냉동식품 2위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슈완스컴퍼니의 합류 후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 매출은 3639억원에서 지난해 4조3807억원으로 10배 이상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19일 <녹색경제신문>에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를 매각하고 얻은 차익으로 제2의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지 유통망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19일 공시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