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이후 두산중공업,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기업 행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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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안' 이후 두산중공업,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기업 행보 본격화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2.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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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신재생 에너지 기업 행보 뚜렷… 해상풍력·LNG·수소로 재편
국내외 그린뉴딜 흐름 가속화… 해상풍력·LNG 기술 갖춘 만큼 경쟁력 높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금액 등 '중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과정 충격은 조심해야
두산중공업이 해상풍력을 중심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최대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 (60MW규모).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이 해상풍력을 중심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최대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 (60MW규모).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3조원 자구안을 수립한 이후 신재생 에너지 기업 행보를 걷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에너지 전환 흐름이 급물살을 타면서 석탄발전소·원전 등 수주가 줄어드는 부분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와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두산중공업이 국내에서 LNG 가스터빈과 해상풍력 터빈 기술이 가장 앞선만큼 앞으로 열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높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해상풍력발전 사업 관련 협력안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발표된 협약과 건설 계약만 살펴봐도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수소,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무협약과 건설 계약이 줄을 잇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한국서부발전과는 라오스 수력발전을 공동개발하고, 경남 창원에는 수소액화 플랜트를 건설한다. 한국남동발전, SK건설과는 해상풍력 기술 등 협력에 나섰고, 제주 바다에서는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실증사업에도 참여했다.

최근 행보를 보면 에너지원이 변화되는 시대 흐름에서 두산중공업이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는 국내 유일 원자력발전소 주기기 제작사에 석탄화력 EPC(설계·구매·시공) 경험도 다수인 두산중공업이 변화에 느리다는 환경단체 등의 비판도 있었다,

두산중공업이 확실한 방향을 잡은 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해 온 유럽연합(EU)은 코로나19 이후 이 분야를 더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1조8000억 유로를 조성해 이중 30%를 기후변화 대응 분야인 유럽 그린딜, 디지털 시장 확대, 공정하고 포용적인 경제회복 분야 재원 중점 배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19일 해상 재생에너지 전략'을 내놓고 2050년까지 300GW 해상풍력발전 설비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헹정부 아래서 지연돼 온 미국 내 재생에너지 시장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되면서 폭발적 성장이 기대된다. 바이든 정부는 신재생·친환경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기후변화 관련 정책에 2조 달러를 편성했다.

국내 역시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2030년까지 12GW 해상풍력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풍력 시장이 오랫동안 정체돼 온 만큼 국내 기술 수준은 높지 못하다는 평가이지만, 이 점이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에너지 정책이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정부가 국내 기업을 외면하기 어려운데, 해상풍력 터빈 기술이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곳이 두산중공업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풍력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른 2010년 사업에 뛰어든 기업 중 유일하게 기술발전에 투자를 해온 기업이다. 해상풍력 실적을 보유한 기업도 국내에서는 두산중공업밖에 없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사업을 2025년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사업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지난해 두산중공업 별도 기준 매출액인 3조7086억원의 약 27%에 가까운 수치다. 해상풍력 발전 사업 비중을 회사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해상풍력 발전방안에 힘입어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상풍력 분야의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서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으로서는 올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성사 여부가 남은 과제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에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유진그룹이 참여해 있다. 중국 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관련한 우발 부채 문제를 두산 측이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의 재무적투자자(FI)인 IMM·미래에셋자산운용·하나금융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와 기업공개(IPO)와 동반 매도 청구권 행사 무산 등에 따른 소송을 하고 있다.

법원이 1심은 두산인프라코어, 2심은 FI의 손을 들어준 상황으로 7000억원의 지급 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현재 3심이 진행 중인데, 두산인프라코어가 패소할 경우 7000억원~1조원 가량의 우발부채를 떠안게 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의 전망이 밝지만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진행을 지켜봐야 하고, 올해 인도법인에서만 3000억원을 상각하는 등 추가 부실 가능성 등의 우려도 남아 있다"며 "신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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