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17년 중국사업 접어... 유통가 "면세점 사업 악영향 가능성" 우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연달아 '멸공' 관련 글을 올리자 유통가에선 신세계그룹이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멸공, 또는 '공산당이 싫다'는 글을 올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에는 구체적 국가 대상 없는 글들이었지만, 지난 6일에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나온 신문 기사를 캡처하고 댓글로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대한민국이여영원하라 #이것도지워라 #대한민국은대국이다 #이것도폭력조장이냐"를 덧붙였다.
해당 기사는 미중 갈등 시대의 한중 수교 30년 기획 기사로 중국 정부의 오만함과 한국 정부의 대 중국 저자세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였다.
특히 캡처한 기사 사진에 시진핑 중국 주석의 사진이 실려있어 중국 정부가 민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자국과 시진핑 주석에 대한 비판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신세계그룹의 중국 및 중국인 대상 사업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다만 한국이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가 당장 눈에 보이는 보복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2017년 롯데그룹에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전방위적인 보복을 취한 바 있어, 신세계그룹에 대해서도 충분히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만약 중국이 과거 롯데에 한 것 같은 보복조치를 하더라도, 정용진 부회장이 관할하는 이마트는 2017년 중국에서 철수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담당하는 면세점과 뷰티사업에는 중국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유통계 관계자는 "(중국의 보복은) 현재 루머일 뿐이지만, 만약 현실이 된다면 정용진 부회장보다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7일 <녹색경제신문>에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인스타그램이 '멸공' 태그를 붙인 정 부회장의 비타민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자, '이것도 삭제해봐'는 방식으로 중국 공산당 관련 기사를 올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즉 중국에 대한 불만보다는 인스타그램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것이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