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L의 아성 꺾이고 K-배터리가 패권 장악할 가능성 높아
- 공화당의 거센 반대에도 IRA 통과..."현실적 법안은 아니야"
- K-배터리, 중국산 광물 의존도 낮추기 '총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통과했다. 임기가 2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하락하자 민심을 얻기 위한 방안으로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30%대를 기록하던 바이든의 지지율은 두 달 만에 40%를 회복했지만, 섣부른 정책으로 인해 국내외 기업들의 지각변동이 불가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IRA로 인해 CATL의 아성이 꺾이고 K-배터리가 패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유럽연합과 중국의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세계 판매량의 46.1%를 차지했으며, 중국은 44.4%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사됨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비율이 유럽·중국·미국 각각 30:30:30 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660만대에서 올해 1000만대, 2030년 5900만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67만대 수준이었지만 2025년 350만대, 2026년 5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K-배터리의 점유율도 동시에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배제된 미국 시장에서 K-배터리가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고립되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LG에너지솔루션이 CATL의 아성을 꺾고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1위 기업은 CATL(34.8%)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2위의 자리는 지켰지만 점유율은 14.4%로 전년(23.8%) 대비 9.4%포인트나 떨어졌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이번 규제로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미국이 중국을 직접적으로 배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임에 따라 중국의 성장은 일정 부분 가로막힐 수 밖에 없다"라며 "미국이 정책이나 규제를 언제 또 뒤집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국내 배터리업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지금 시간을 놓치면 결국 중국의 새로운 움직임에 의해 1위 탈환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거센 반대에도 IRA 통과..."현실적 법안은 아니야"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옥죄고는 있지만, IRA가 현실적인 규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중간선거 이후에 규제가 바뀔 수도 있음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 법안은 상원에서 민주당 51 찬성 : 공화당 50명 반대, 하원에서는 찬성 220 : 반대 207로 통과했다. 치열한 공방이 오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내에서도 당장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기 어렵다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광물 제련소를 만드는 것조차 7~8년의 긴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자국민 위주의 공세에 힘입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회복했다. 오는 11월에 중간선거가 진행되는 만큼 표심을 얻어야 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K-배터리, 중국산 광물 의존도 낮추기 '총력'
IRA이 시행되면 가장 크게 수혜를 입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배터리 업계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좌절됨에 따라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광물의 의존도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는 이번 IRA가 통과하기 전부터 중국산 광물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재료 확보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미국발 강제성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탈-중국산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 구축을 위해 총 7개국 10개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캐나다·칠레·호주로부터 최대 10년동안 니켈·코발트·탄산 수산화리튬 등 배터리 핵심 소재를 공급받는다.
SK온은 합작법인을 통해 핵심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SK온은 완성차업체인 포드, 양극재 생산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북미에서 양극재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 공동투자하기로 했다.
또 아르헨티나에 이차전지 원소재인 리튬 생산 공장을 지난 3월에 착공한 포스코홀딩스와는 이차전지 사업의 포괄적 업무협력을 체결한 상태다. 원소재부터 전 밸류체인에 걸쳐 공동 협력하는 내용이다.
삼성SDI는 2019년 중국 리튬생산기업 간펑리튬에는 지분 1.8%를 투자해 리튬을 수급하고 있다. 이어 호주 QPM의 테크프로젝트를 통해 3~5년간 니켈을 매년 6000톤씩 공급받고 있다. 원재료를 시가보다 저렴하게 확보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아울러 세계 1위 코발트 생산회사인 스위스의 글렌코어와의 계약으로 2024년까지 최대 2만1000톤 규모의 코발트를 받고 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