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에너지 이슈] 유럽의 에너지 대란 대책, 너무 늦고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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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에너지 이슈] 유럽의 에너지 대란 대책, 너무 늦고 태부족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09.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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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레만 금융 사태 유사한 범유럽 에너지 붕괴 우려
- 생필품・식료품 제조업체들 폐쇄 위기
- 에너지 가격 급등⇾생산 중단⇾해고⇾파산 연쇄 효과 이어질 수도

러-우크라 간 군사적 충돌에 따른 유럽의 대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조치 이후 유럽의 에너지 부족 사태가 유럽의 경제 전반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 정부는 유럽의 대 러시아 경제제재 조치가 계속되는데 대한 반박 조치로서  9월 6일(화요일) 러-유럽 간 주요 가스 수송망인 노드스트림 1(Nord Stream 1 수송관을 통한 대(對) 유럽 천연가스의 수출을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의 에너지 및 환경 정책의 여파가 번지면서 곧 다가올 2022년 겨울철 제조업 및 사업 부문의 구조적 에너지 부족 사태는 물론 일반 가정의 취사와 난방을 위한 기초 에너지 공급까지 어려워질 수 있어 우려된다.

수많은 유럽의 중소 사업체의 재무 초과 및 파산과 대중용 기초 에너지 공급 불능 가능성이 높아지자 EU 위원회는 초유 에너지 위원회(Extraordinary Energy Council)를 구성하고 오는 9일 금요일 유럽 각국의 에너지 부처 장관들을 긴급 소집하고 천연 가스 가격 상한에 대한 이견만 확인한채 구체적 세부 사항의 합의하지 못했다고 유랙티브 범(凡) 유럽 뉴스 네트워크는 같은 날 보도했다.

유서깊은 독일의 위생용 화장지 및 종이 제조업체인 하클레(Hakle®)는 9월 6일(현지 시간) 파산 신청을 냈다. 에너지 가격 폭등과 원자재 공급 불안에 따른 생산가 급등으로 비용 증가를 지급 불능 원인으로 들었다. Photo: Valentin Farkasch=Unsplash
유서깊은 독일의 위생용 화장지 및 종이 제조업체인 하클레(Hakle®)는 9월 6일(현지 시간) 파산 신청을 냈다. 에너지 가격 폭등과 원자재 공급 불안에 따른 생산가 급등으로 비용 증가를 지급 불능 원인으로 들었다. Photo: Valentin Farkasch=Unsplash

유럽 여러 경제대국들, 동시다발적 에너지 공급업체들의 지급 부실 사태 — 대규모 중소사업체 도산과 소비자 체불 사태로 이어질까 봐 좌불안석

지난 8월 29일 대륙권 유럽에서는 독일 공공 에너지 공급업체인 우니퍼(Uniper SE)와 오스트리아의 최대 에너지 공급 기업인 빈 에네르기(Wien Energie GmbH)가 재무 초과를 발표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긴급 재정 유동성 공급을 요청했다. 

우니퍼는 지난 7월 연방 정부로 부터 긴급 지원금 150억 유로를 수혈받은 후 자금 유동을 위한 국립 KfW 은행에 기존 90억 유로 신용 한도에 40억 유로를 추가 요청한 상태다.  

또 베를린에 본사를 둔 중소 규모의 에너지 공급업체인 오티마(OTIMA Energie AG)는 이미 파산 신청을 제출했고, 빈 에네르기는 파산 방지를 위해 연방 정부에 긴급 자금 60억 유로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어서 9월 4일, 핀란드와 스웨덴 정부는 최근 급증한 천연가스 가격으로 인해서 전력회사들이 2008년 레만 금융 사태와 유사한 규모의 재정위기 및 재무 부실을 막기 위해 각각 1천만 유로와 2,500억 유로(도합 우리돈 약 3420억 원)를 긴급 수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가장 높은 독일의 경우, 올라프 슐츠 정부는 올 한반기 일반 가정과 중소사업체들에 전과될 폭탄 에너지 요금 청구서에 대한 원성과 지급불능 사태에 대비, 6,500억유로 규모의 긴급 에너지 재난 구제 예산을 편성했다.

유럽의 에너지 업계가 2008년 레만 금융 사태와 유사한 총체적 경제 붕괴 사태로 번질 경우 유럽 각국 정부의 긴급 구제를 요청하는 연쇄적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구제 대책이다.

철강 및 광물 가공업계에 직격타 — 탄소발자국 높은 국가에서 수입해 와야 할 판

최근 유럽 금속산업 협회인 유로메토(Euromeaux)는 유럽의 에너지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서 이미 EU 내 알루미늄 및 아연 등 금속 가공업계의 50%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보고하고, 이로 인해서 유럽 내 시멘트, 철강, 화학품, 비료 등과 국제 천연가스 가격 변동에 민감한 사업 에너지 집약적 사업 부문의 생존 위기에 몰렸다며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넨  EU위원장에게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글렌코어(Glencore), 아우르부비스(Aurbubis), 볼리덴(Boliden), 노르스크 휘드로(Norsk Hydro) 등 26개 기업 회원이 가입해 있는 유로메토는 유럽의 금속 가공업계가 전멸하는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EU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에너지 집약적 사업체에 5천만 유로 규모의 구제 금융, 과세, 가스 및 전력 추가요금을 긴급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공급 부족과 불안정에 따른 아연, 알루미늄, 실리콘 생산 차질은 유럽 내 철강산업, 자동차 제조업, 건설업에 심각한 원자재 공급 부족을 야기해 중극 등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3세계 국가들로부터의 자재 수입 증가가 불가피해질 것이며 그 결과 EU 내 사업체들에 요구되는 탄소 제로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EU 농산물 및 식품가공 업체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정상적 운영 어려워

천연가스, 비료, 전기, 포장재 가격의 급등에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 몇 해 동안 유럽의 농산물 및 식음료품 가격은 꾸준한 인상 추세에 있다.

식음료 가공 사업 섹터의 위기는 곧 농식품 생태계 전체에 도미노 효과를 초래한다.

식음료 가공 업체들은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푸드앤드링크유럽(Food & Drink Europe), EU농부협회 COPA-COGECA, EU 주식가공협회(Primary Food Processors, 축약 PFP)가 9월 8일 목요일 공동 성명을 내고 유럽연합 위원회에 호소했다. 

디르크 야콥스(Dirk Jacobs) 푸드 앤 드링크 유럽 총장은 에너지 사태 악화가 계속되는 한 식음료 업계 중소기업들이 사업 가동 전면 중단에 들어갈 가능성도 시사했다. 최근 급격한 소비자 가격 인상을 겪고 있는 에너지 집약적인 식음료 제조업은 제빵업, 식물성 식용유 가공업, 유제품 가공업계다.

에너지 가격 인상과 공급 불안 상태에서 사업을 강행해야 할 경우 식음료 가공사 업체들은 불가피하게 매장수 감축, 직원 감원 및 해고, 그리고 최악의 경우 사업 폐쇄에 몰리게 된다. 

예컨대, 벨기에의 경우 10개 식음료 관련 중소사업체들중 4곳이 사업 폐쇄할 위기에 처해있다. 프랑스는 소규모 사업자들의 2-30%(12만~18만 개 사업체, 2022년 8월 기준)은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에너지 가격 인상, 구인난, 소비 불안정을 이유로 파산 전 사전 폐업을 신청했다.

쓰레기 소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빈 에네르기 공장. 친환경 미술가 훈데르트바서가 건축 설계한 건물이 특징적이다. Photo: Dmytro Shchetynin=Unsplash
쓰레기 소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빈 에네르기 공장. 친환경 미술가 훈데르트바서가 건축 설계한 건물이 특징적이다. Photo: Dmytro Shchetynin=Unsplash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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