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 이자장사 지적을 놓고 "은행의 노력만으로 거둔 이익인가에 대한 비판이 있다"면서 "이러한 인식을 금융권에 같이 공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이 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놀이로 대출금리를 한껏 올리고, 예금금리는 눈곱만큼 올린다"는 양정숙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양 의원은 "은행의 예대마진이라는 것이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지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볼 때 정상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금리인상기에 금융사들이 많은 이익을 취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며 "금융권도 인식 공유 차원에서 예대마진 공시와 금리인하요구권 등의 개선책을 내놓은 바 있다"고 답변했다.

양 의원은 "은행들의 금리인하요구권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특히 신용등급 5등급 이하는 대출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연체로 빠지고 부실화될 수 있는 만큼 금융권의 금리인하권 수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리인하요구권 불수용의 경우에는 왜 불수용이 되는지 은행권에 개선책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공시발표 전까지는 개선의 여지에 대해 좀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양 의원은 공기업·공공기관 특혜대출 제도를 놓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원장은 "공공기관 사내대출은 금융사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기회가 되면 금융권의 실태나 어려움들을 기재부 쪽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놓고서는 "경제 현안 극복에 대한 필요성이 큰 시점에서 기관 사이의 협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적어도 경제복합위기를 피하는 동안에는 관련 논의가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은행들이 향후 금리인하요구권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자장사를 한다'는 현재의 비판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금리인하요구권을 수용하는 일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공개되며 대출금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은행들이 금리인하권 수용률을 높이며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