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훈 대구은행장의 임기가 3개월안팎으로 남은 가운데, 캄보디아 뇌물수수 재판결과에 따라 연임 유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DGB금융지주 내부 규정상 대구은행장 임기가 만료되기 3개월 전에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하지만 2020년 캄보디아 뇌물수수 재판 결과에 따라 DGB금융지주 핵심 인사들이 대거 사퇴할 것으로 보여, 임성훈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오리무중이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차기 은행장 선출은 DGB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만약 DGB금융지주 위원회 임원이 대거 교체된다면 은행장 후보 역시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대구은행장을 겸임했던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과 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 글로벌사업부장 등이 해당 재판에 넘겨졌다”며 “2018년 채용비리 의혹으로 인해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이 사퇴했던 것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박인규 전 회장은 횡령과 채용비리 등의 실형을 선고받아 불명예 퇴직한 바 있다.
캄보디아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다섯번째 공판일은 오는 30일에 열린다. 업계에서는 해당 재판 결과에 따라 이와 연관된 모든 임원들이 사퇴하거나 부서이동을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재판결과에 따라 이와 관련된 인사들에게 피바람이 불 것”이라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임원들이 변동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얼마나 길어질 지에 따라 임성훈 은행장의 연임 결정도 필연적으로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임성훈 은행장이 DGB금융지주 핵심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만큼, 이들의 사퇴가 연임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임성훈 은행장의 임기 2년 동안 대구은행 자산건전성이 개편되고 디지털 전환이 쉽게 이뤄진 일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원회 임원이 바뀔지라도 호실적을 인정받아 그대로 연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2020년 10월 임성훈 은행장이 취임한 이래로 은행 순이익 규모가 확대됐으며,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05% 개선됐다. 또한 모바일앱인 ‘IM뱅크’의 고객 수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0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성훈 은행장과 금융지주 임원들 간의 호흡이 좋았던 건 사실”이라며, “그걸 제외하고 보더라도 충분히 인정 받을 만한 성과를 보여, 임원이 바뀌더라도 그대로 연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훈 은행장은 2020년 DGB 금융지주 내부에서 시행한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선출됐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18개월 거친 후 최종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내 경영기획본부장, 공공금융본부장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