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교훈 교수 "日국토교통성, 모든 교통·물류 통합 관리...우리도 물류 업무 통합해야"
지구온난화에 따른 재앙이 심화되는 가운데, 탄소중립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에 따른 산업의 대전환과 물류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공급망 재편'에서 물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하지만 국내 물류전문가들은 정부의 물류정책 주무부처가 혼재돼 있어 정책주체간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물류를 전담할 수 있는 부처의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물류는 모든 산업의 동맥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업경쟁력과 국가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어 논의가 시급하다.
▲주현 산업연구원장 "물류정책 주무부처 혼재로 정책주체간 이해관계 불일치" 지적
지난 1일 '물류의 날'을 맞아 개최된 컨퍼런스에서 주현 한국산업연구원 원장은 '한국 산업의 대전환과 물류산업'을 주제로 이같은 물류산업의 중요성과 미래 물류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주현 원장은 산업 대전환을 요구하는 글로벌 여건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따른 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주 원장은 산업 대전환의 중요한 변수로 디지털 전환을 포함한 탄소중립,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을 꼽았다. 그는 이어 미국이 이같은 산업 대전환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면 우리나라가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 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물류산업은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은행의 통합기준으로 세계 23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물류인프라'와 '정시성(납기 준수)'은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통관'부문과 '경쟁력' 지표에서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짚었다.
그는 "물류산업은 단순 지원산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망서비스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에 따르면 스마트·디지털 혁신 성장과 상생 생태계 조성을 통한 글로벌 물류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주 원장은 이어 윤석열 정부의 물류 관련 국정과제를 설명하고 물류부문의 협력적 거버넌스(행정정책)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물류정책 주무부처 혼재로 정책주체간 이해관계 불일치가 우려된다"며 물류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정책기관이 협력적인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물류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교훈 교수 "교통물류부 또는 물류청 신설해 물류업무 통합해야"
물류전문가인 구교훈(물류학박사)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겸임교수는 이같은 주 원장의 주장에 공감하고 정부의 물류업무를 통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교훈 교수는 2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주 원장의 지적대로 우리나라는 물류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고 여러부서에서 제각기 물류정책을 입안하고 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혼선과 이해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며 "더구나 부처이기주의로 인해 이같은 문제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 교수는 "일본의 경우에는 국토교통성이 도로, 철도, 항공, 해운, 해상안전, 국토개발, 관광 등을 모두 포괄해 맡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교통물류부 또는 물류청을 별도로 신설해 물류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전담부서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공급망 재편은 강건너 불 아냐...교통·물류 전담 부처 신설 적극 검토하길
이처럼 물류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을 비롯해 산업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탄소중립과 국제 공급망 재편은 무역국가인 우리나라의 미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있기는 하지만, 불안한 집값 문제로 정작 교통·물류의 중요성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출의 99.9%를 좌우하는 해운은 해양수산부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철도·항공·택배 등과 연계한 종합물류, 복합물류로 진화하고 있는 국제물류산업의 발전 동향과는 거리가 벌어지고 있다.
전에는 자원과 기술이 산업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공급망이 산업의 재편을 좌우하는 하나의 변수다. 이제부터라도 국가의 생존을 위해 물류전담부처의 신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