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ESG 펀드 라인업 1개 늘어
주주총회 거수기 비판…반대표 단 8건
한화자산운용이 ESG 경영에서 드러내던 존재감을 잃고 있다. 작년 한 해와 비교해 2022년 거둔 성과는 초라하다. 지난해 말 회사 ESG 컨트롤타워 격인 지속가능경영실이 팀단위로 축소되는 등 회사 중장기 비전에서 ESG 경영이 차지하는 입지가 줄어든 여파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5곳 중 이를 미발행한 곳은 자산운용과 저축은행 두 곳이다. 작년 미발간했던 손해보험은 이번 해에 처음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화운용은 그 대신 작년부터 책임투자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나 지속가능보고서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크다. GRI(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 등 글로벌 공시기준을 따르지 않으면서 공시항목 간 비교가 어려우며, 제3자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신뢰성을 보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한화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발 빠른 ESG 행보로 주목받았다. 2019년 업계 최초로 ESG 평가모형을 구축했으며 2020년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지지선언, 2021년 탈석탄 선언, ESG 위원회 설립 등의 성과를 냈다. 이러한 한화운용 뒤에는 'ESG 히어로'라는 별칭이 따라붙었다.
다만 지난해 지속가능경영실장이 자리를 떠나면서 관련 조직이 팀으로 축소됐고 활동보폭도 줄어들었다. 현재는 대신경제연구소 출신 황운경 팀장 외 3명이 팀을 꾸려나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적인 관련 조직 개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책임투자 영역에서도 존재감이 더 줄어들었다. 지난 1년(2021.04.01~2022.03.31)간 한화운용은 총 378건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표 단 8건을 던졌다. 반대율은 2.12%로 사실상 거수기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비중은 2019~2020년 4.79%, 2020~2021년 4.07%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ESG 상품 라인업 확대도 멈췄다. 11월 기준 한화운용이 운영 중인 ESG 테마형 ETF(상장지수펀드)는 총 5개로 이 중 올해 상장된 건은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 하나가 전부다. 일반 펀드도 ‘한화그린히어로’, ‘ESG히어로’ 등 ESG 상품군이 다수 포진해있으나 올해 새로 나온 건 없다.
그렇다고 ESG 경영이 모두 올스톱된 건 아니다. 한화운용은 올해 ESG 통합자산운용시스템을 개발했다. 전사적 ESG 정보 플랫폼으로 시스템 안에서 ESG 평가 데이터, 기업별 퍼포먼스 분석 보고서, 의결권 행사 내역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의결권 행사와 달리 주주개입활동에선 여전히 활동적인 모습이다. 한화운용은 올해 기후변화, 포장재폐기물, 자연자본, 산업안전 및 중대재해 4가지 테마에 대해 주주개입활동을 시행했다. 총 33개 기업 대상으로 주주서한 등을 보냈으며 이러한 활동은 금융권 녹색금융 핸드북에 수록될 만큼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ESG 경영활동이 아쉽다는 평가에 회사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준하는 내용을 담은 책임투자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며 “관련 상품군을 늘리고 투자과정에서 평가모형을 적용하는 등 ESG 경영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멈춰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