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빈틈 막아라'...은행권, 내부통제 인력 대거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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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빈틈 막아라'...은행권, 내부통제 인력 대거 확충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3.04.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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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금융당국, 금융사 내부통제 강화 움직임에 속도
정책 방향에 맞춰 4대 은행도 준법감시 인력 확충
주요 시중은행.
주요 시중은행.

지난해 700억원대 횡령사고, 이상 외환송금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정부와 금융당국의 금융사 내부통제 강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준법감시 인력을 확충하며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의 금융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은행 전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인원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은행권의 지난해 횡령 규모는 724억658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배임액도 129억7850만원으로 2021년 42억9100만원 대비 3배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권의 횡령·배임 규모가 커지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은행 이사회의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 다수 등장했고,  금융당국은 이달 중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 지주 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 대책 마련을 시사했다. 

김병칠 금융감독원 전략감독부문 부원장보는 "새로운 자금세탁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포착해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 조직과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러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요구에 맞춰 4대 시중은행도 내부통제 인력을 확충했다. 

특히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의 준법감시 인력 규모 확대 폭이 가장 컸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기준으로 준법감시 지원 업무에 총 146명을 투입했다. 준법경영부 9명, 준법감시부 73명, 자금세탁방지부 64명 등이다. 

2021년 말과 2022년 말에는 각각 117명, 116명의 준법감시 관련 인력을 두고 있었다. 

KB국민은행도 올해 들어 준법감시 관련 인력을 늘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 준법지원부 72명, 자금세탁방지부 82명, 법률지원부 30명 등에 총 184명을 투입했다. 

KB국민은행 준법감시 관련 인력은 지난 2021년 말과 2022년 말 기준 각각 153명, 176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준법감시 관련 부서에 총 134명을 배치했다. 준법감시실 57명, 법무실 32명, 자금세탁방지센터 45명 등이다. 

지난 2021년 말(109명), 2022년 말(127명)과 비교해 인력 수가 각각 25명, 7명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준법지원부 52명, 자금세탁방지부 60명 등 모두 112명이 준법감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111명)과 비교해 1명 증가했지만, 2021년 말(119명) 대비로는 7명 감소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작년 말 준법감시 인력 중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대상자가 있어 감소했다"면서 "그러나 준법감시인 지원인력 비율을 상회하고 있고 이달 중에 준법감시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은행권의 준법감시인 지원인력 비중을 총 임직원의 0.48%에서 0.8%로 확대했다. 또 최소 15명 이상이 돼야 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에 맞춰 은행권이 준법감시 인원을 늘리면서 금융 사고가 줄어들지 관심이 집중되는 한편, 일각에서는 준법감시인 지원 확대만으로는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를 막기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고 발생 시 공개를 막기 위해 자체 징계로 넘어가거나 대표이사와 이사회는 몰랐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면서 "준법감시 인력 충원도 중요하지만 책임소재를 명시화하는 정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횡령 같은 개인 이탈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자체 징계 뿐만 아니라 형사 처벌도 강화해야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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