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부실 대출에 대한 대응력 강화 중
1분기 NPL 커버리지비율은 264.7%로 업계 최고 수준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 잔액이 37조6158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이중 우리은행이 보유한 대출 잔액은 10조원4377억원으로 전체의 27.7%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이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부실 대출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는 9월말 상환 유예 조치 만료될 경우, 은행권에 무더기 부실채권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NPL 커버리지비율을 늘리며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본격화로 지난 2020년 4월부터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한 뒤, 총 5차례에 걸쳐 이를 연장하면서 은행권에서 '부실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5대은행의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 잔액은 37조615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만기연장은 36조1845억원, 상환유예는 1조4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이 10조4377억원으로 전체의 27.7%를 차지했다. 그다음 하나은행 7조6691억원, 신한은행 7조4591억원, KB국민은행 7조1150억원, NH농협은행 4조9347억원 등 순이다.
5대은행의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자는 16만8994명으로 집계됐고, 이중 하나은행(5만1492명)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우리(4만9379명), KB국민(2만3749명), NH농협(2만2540명), 신한(2만1834명) 순이었다.
따라서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올해 9월 종료되면 은행권을 중심으로 부실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도 올해 초부터 은행권에 꾸준히 충당금 확대를 강조하며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러한 불안을 인식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며 건전성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조치로 10조원 규모의 부실채권 폭탄을 안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적극적으로 부실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NPL 커버리지비율은 264.7%로 전년 동기(220.2%) 대비 44.5%p 상승했다. 같은기간 우리은행의 NPL 비율은 0.19%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라서 연체 규모가 늘어나다 보니 은행권 전반에 부실채권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가 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종료, 부실채권 리스크 등으로 NPL 비율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부실채권 잔액 대비와 비교해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은행이 잠재적인 부실에 얼마나 대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충당금을 늘리고 있는 건 대출 부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같은 기간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32.7%p, 44.5%p 상승한 236.9%, 230.4%를 기록했다. 신한은행도 191.3%로 지난해 1분기(176.0%) 보다 15.3%p 높아졌다.
반면 NH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NPL 커버리지비율은 246.2%로 지난해 1분기(259.0%)보다 12.8%p 하락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