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에어컨 구매, 다시 고려해봐야 하는 이유...“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에어컨 설치비”
상태바
중고 에어컨 구매, 다시 고려해봐야 하는 이유...“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에어컨 설치비”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5.19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고 에어컨 고려하는 소비자들 늘었지만, 설치비 부담 커
-“삼성·LG 직영매장 혜택 고려시 새 제품 사는 게 나을지도”
-“에어컨은 제품 자체보다 시공이 중요한 제품, 꼼꼼히 따져봐야”
[사진=삼성전자]
삼성스토어 대치점에서 디테일러(제품 전문 상담사)가 ‘삼성전자 에너지 세이빙 특별전’ 대상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되는 올여름을 앞두고 에어컨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진 가운데, 특히 최근 물가 상승 부담 영향으로 중고 에어컨 시장을 향한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고 에어컨을 구매하는 것보다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인 소비가 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공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 제품 특성상 설치 비용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약에 성공해 입주를 앞둔 한 신혼부부의 사연이 올라왔다. 내후년 입주를 앞두고 임시로 2년 동안 다른 집에 전세로 들어가 살아야 하는 상황인데 전셋집에 에어컨이 없어 중고 에어컨을 알아보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막상 중고 에어컨을 알아보니 제품값보다 비싼 설치비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중고 에어컨 업체를 수십 군데 뒤져봐도 연식 대비 가격이 그렇게 싼 것 같지도 않을뿐더러 제품은 20만원대인데 설치비가 이것저것 다 따져보니 3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라며, “심지어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추가 비용이 더 나갈 수 있다고 하니, 차라리 이럴 거면 새 제품을 샀다가 나중에 새로운 집으로 입주할 때 처분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기자도 실제 에어컨을 구매한다는 생각으로 중고 제품을 알아봤다.

포털 검색창에 ‘중고 에어컨’이라고만 쳐봐도 6평형 벽걸이 에어컨 기준 최소 10만원대에서 20만원대, 3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판매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기본설치비가 미포함된 가격이었다. 심지어는 실외기 가격을 미포함한 상태에서 제품을 올린 업체들도 몇몇 있었다.

기자가 직접 구매해 설치한다는 상황을 가정해서 집 안 환경을 고려했을 때 총설치비가 얼마 정도 나올지 업체에 전화해 상담을 진행해봤다. 기자가 선택한 제품은 22만 9000원짜리 6평형 중고 벽걸이 에어컨이었다.

에어컨 설치비에는 다양한 항목들이 포함돼 있었다. 먼저 가장 큰 비용이 포함된 항목은 앵글이다. 실외기를 바닥에 두고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앵글을 따로 만들어 외부 벽에 걸고, 그 위에 실외기를 설치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다. 크기와 재질 등에 따라 가격대도 달라졌다. 기자는 집 환경에 맞게 13만원짜리를 선택했다.

기자의 집이 3층이라 앵글을 설치하는 데 이른바 ‘위험수당’도 든다고 한다. 작업자들이 안전장비를 들고 와 설치하고 착용하는 데 비용을 지급하는 것인데, 업체에서는 2층 이상의 경우 3만원의 비용을 추가 청구했으며, 여기에 제품을 운반할 사다리차를 위해 3만 6000원이 더 추가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집이라면 계단으로 운반하는 수고 비용도 추가되며 배송비는 별도로 든다.

다음은 배관 추가에 대한 비용이다. 기본 5m(미터) 이상부터 m 단위로 비용이 부과되는데 해당 업체의 경우 10평 이하의 제품에 대해서 m당 2만원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었다. 이 부분은 실제 현장에서 측정한 뒤 매기는 요금이다. 배관이 길어질수록 이를 감싸는 보온재도 늘어나며 길이만큼 보충해야 하는 냉매 비용도 들어간다.

이외에도 집에서 매립관을 사용하는 경우 매립배관 세척 비용이 실내기당 5만원, 벽에 구멍을 뚫는 타공의 경우 1개당 1만원이지만 난타공을 해야 할 시 또 추가 비용이 든다. 상담사는 굵직한 비용이 이 정도이지, 상황에 따라 추가되는 부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심지어 주차가 어려운 곳에서는 주차비도 따로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를 모두 종합해보면 설치비만 30~40만원가량을 예상해야 했다. 제품값을 포함해 60만원 수준에 달했다.

13년째 에어컨 설치 기사로 일을 하고 있다는 B씨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에어컨은 다른 가전과 달리 제품 자체보다 시공이 굉장히 중요한 제품”이라며, “그러다 보니 설치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이를 이용해 잘 모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격 뻥튀기를 하는 악성 사업자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낮은 가격으로 유인했다가 현장에서 각종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허위·과장 광고도 심한 편이다. 이들 업체 때문에 다른 선량한 중소업체들도 같이 욕을 먹는 것”이라며, “설치비 항목별 시세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에어컨을 알아보지 않으면 쉽게 당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진=LG베스트샵 홈페이지 캡처]
LG 휘센 타워에어컨 미리 구매 기획전. [사진=LG베스트샵 홈페이지 캡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새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마음을 돌린 소비자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삼성·LG 등 직영매장에서 판매하는 새 제품의 가격은 모두 기본설치비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삼성디지털프라자 고객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본 결과, 에어컨 구매 시 배관 길이에 따른 추가 비용 외에는 별도의 설치비를 부과하지 않았다. 게다가 중고 보상판매 이벤트, 카드할인 등 각종 혜택까지 안내를 받았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가전업체들도 여름을 앞두고 각종 프로모션 혜택을 진행하는 등 에어컨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은 공식 온라인몰인 삼성닷컴을 통해 다양한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에너지 세이빙 특별전’이 있다. 행사 품목에 포함되는 제품을 2개 이상 구매하면 20만원 상당의 혜택을 주는 건데, 여기에 에어컨이 포함될 시에는 혜택이 50만원까지 늘어난다.

이와 함께 ‘에어컨 쿨 썸머 페스타’도 진행 중이다. 무풍에어컨 갤러리 라인업 등 인기 에어컨을 대상으로 최대 41%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삼성카드 할인 및 후기 이벤트 혜택도 마련하고 있다.

LG전자도 이달 베스트샵을 통해 ‘LG 휘센 타워에어컨’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특가 할인을 제공하는 기획전을 열고 있다. 각종 카드 할인과 함께 최대 70만원 상당의 캐시백까지 지원한다. 이외에도 렌탈 런칭 기획전과 보상판매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