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부회장 "수소 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늘려야"...정부 "예산 오히려 늘어"
-효성그룹 관계자, 조 부회장 발언은 "거시적 측면에서 수소 업계를 더 도와달라는 의미일 것"
"5년뒤 기업가치에서 삼성전자와 겨룰 수 있는 기업은 LG엔솔 뿐입니다" (LG그룹 고위 관계자)
요즘 LG그룹 직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도는 얘기다. 그만큼 배터리사업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LG화학의 경우 기존에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수십 년 전부터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를 중심으로 분리막·탄소나노튜브(CNT) 등을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이 무궁무진하고 반도체를 잇는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로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당사의 경우 30여 년 전부터 배터리 시장의 확장성을 내다보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배터리 사업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성과를 내는 단계까지 오게 됐다"며 "LG화학은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더욱 힘써 배터리 효율성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철강 사업으로 만년 굴뚝이라 평가받으며 지지부진했던 포스코의 운명을 바꾼 것도 2차전지였다. 포스코계열 양극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은 올 상반기 83조 원 이상의 양극재 수주를 하며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가치(시가총액)만해도 30조원에 육박해 웬만한 10개 그룹 계열사 합계치를 능가한다.
LG화학에 이어 금호석화 관계자도 기자와의 취재에서 "당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인 탄소나노튜브(CNT)의 경우 사업화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고 특히, 배터리 음극 바인더용 라텍스도 상업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터리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해당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효성그룹의 경우 배터리보다는 수소에 집중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각 계열사별로 보면 효성중공업은 액화수소 공장을 확대하며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다. 효성TNC의 경우 나일론 수소 탱크를 제작해 현대차에 납품하고 있어 효성그룹 화학 산업부문이 전체적으로 '수소'에너지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지난해 열린 수소 협의체 'Korea H2 Business Summit' 2차 총회에서 "그린 수소 사회 건설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면서 "효성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탄소섬유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소재로 향후 수소차량 증가 등 시장 성장에 발맞춰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현상 부회장은 "제도나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소 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수요처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 추진과 규제 완화, 수소 사업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관련, 정부측 관계자는 기자에게 환경부·국토부·산업부·과기부 등이 각자 수소 관련 사업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고 있지만, 지난 정부에 이어 수소 관련 정책 지원금은 모든 부분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조 부회장이 정부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가 현재 정부의 보조금이 적어서 한 말인지 물어본 기자에게 효성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보조금이 진짜 적어서 한 말이라고 보기보다는 거시적 측면에서 수소 업계를 더 도와달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