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 후 76.34%p↑...요구자본 33% 감소
“현재 안정적인 수준으로 향후 관리 지속”
교보생명의 1분기 건전성이 위태로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 신청한 K-ICS(새 지급여력제도) 경과조치 신청으로 건전성 비율이 200%를 넘은 가운데 경과조치 전에는 권고치를 겨우 웃돌아 눈길을 끈다.
교보생명의 1분기 건전성 성적표가 나왔다. 경과조치 적용 전 K-ICS는 156.04%로 전 분기 대비 24.6%p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턱걸이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219.25%, 한화생명 181.20%다. K-ICS는 올해부터 적용하는 지급여력제도로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는 지표로 작용한다.
요구자본의 큰 폭 증가가 이유로 꼽힌다. 1분기 요구자본은 8조315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8% 큰 폭 상승했다. 가용자본도 62.5% 오른 12조9746억원이다.
보험연구원 노건엽 연구원은 “지급여력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가용자본보다는 일정 부분 작은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좋다”며 “요구자본은 자산 규모나 보험료 등이 증가하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리리스크는 자산부채 매칭, 보험리스크는 재보험으로 관리하는 등 적극적인 자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된다.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을 가용자본이라고 부르며, 보험, 금리 등 보험회사의 내재된 리스크량을 측정해 산출하는 것을 요구자본이라고 한다.
위태로운 건전성 수치를 보여준 가운데 회사는 K-ICS 경과조치로 한숨 돌렸다. 경과조치 적용 후 K-ICS 비율은 232.38%로 크게 개선됐다. 경과조치 전보다 76.34%p 올랐다.
요구자본도 하락했다. 5조5834억원으로 기존보다 32.8% 내려갔다.
연초 회사는 대형생보사 ’빅3‘(삼성·한화·교보) 중 유일하게 경과조치를 신청한 바 있다. 신청 내용은 해지, 사업비 등의 신규 보험리스크와 주식위험 두 가지 항목이다.
경과조치는 보험사가 새로운 제도에 순조롭게 적응하기 위한 조치사항으로 가용자본, 요구자본, 보고 및 공시 등의 방안이 폭넓게 제시된다. 제도 시행 전 이미 발행된 자본증권은 일정 기간(10년) 동안 인정되며 보고와 공시 기한도 1개월씩 연장된다.
다만 경과조치는 단기적인 보완 조치로 중기적으로 회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제도 시행 초기에 경기 침체 등 복합 불확실성 환경하에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경영 전략적 목적으로 경과조치를 신청했다”며 “K-ICS 도입으로 요구자본이 늘어서 건전성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이나, 지금은 안정적인 수준이며 지난 5월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6월 대량해지 재보험 출재 등으로 향후 더욱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