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엄 종합금융플랫폼 도약 각오...고액자산 전문가 육성 집중
- 차별화된 주력채널·상품포트폴리오로 통합 시너지 효과 극대화 주력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올해 생명보험업계는 첫 분기실적 발표에 앞서,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을 흡수 합병해 KB생명과 통합한 KB라이프생명을 주목했다. 양 사의 주력채널이나 상품 포트폴리오가 상이한 만큼 통합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외국계와 국내 보험사의 이질적 결합에서 불거질 수 있는 불협화음의 우려도 공존했기 때문이다.
일단 KB라이프생명은 올 1분기 대폭 개선된 실적과 함께 화학적 결합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신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이환주 신임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가 신년 출범식에서 밝힌 "올해 성공적인 화학적 통합과 함께 국내 탑티어 생명보험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KB금융그룹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의 순이익은 937억을 기록해 그룹 당기순이익에서 비은행 기여도 40.9% 달성에 기여했으며, 보험사 재정 건전성의 평가 기준이 되는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277.6%로 업계 최상위 수준을 유지했다.
◆통합 시너지 위한 '화학적 결합'에 역량 집중...'프리미엄 종합금융 플랫폼' 발판 마련
그간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이후 우선적으로 통합 시너지를 위한 '화학적 결합'에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이환주 사장은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에서 'KB라이프생명보험'의 초대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되면서 통합 회사의 물리적∙화학적 융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대추위에서도 이 사장 추천 배경에서 "남다른 균형감각과 포용의 리더십을 통해 완벽한 물리적·화학적 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통합 리더십'의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공식 출범 전인 지난해 12월말 통합을 위한 양사 임직원들의 유대감 형성과 화합을 위해 '콤비(KomBee)워크숍'을 개최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또한 이 사장은 KB라이프생명의 판매전문회사인 'KB라이프파트너스'의 주요 에이전시(지점)를 방문해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앞서 진행된 사회공헌활동 역시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성공적인 통합생명보험사 출범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함께 펼치는 'We All 조혈모 프렌즈'는 걸음을 기부하는 플랫폼인 빅워크와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이 함께 진행하는 행사로 조혈모세포에 대한 인식 개선과 기증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해 9월에는 양사 임직원 400여명이 모여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원라이프데이(One Life Day)’를 진행하기도 했다. '원라이프데이'는 키움히어로즈를 후원하고 있는 KB생명보험이 임직원 대상으로 매년 야구 관람 및 이벤트를 진행하는 파트너데이로 올해에는 푸르덴셜생명보험 임직원들과 함께 나눴다.
이밖에도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은 원활한 통합과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IT, 업무공간과 같은 인프라의 물리적 통합을 순차적으로 진행했으며, 화학적 통합을 위해서는 임직원 대상 ‘한마음 비전 워크숍’, ‘응원 커피차 이벤트’ 등을 펼친 바 있다.
올해 KB라이프는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니어와 경영진 간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방안으로 지난 5월 마련된 '리버스멘토링' 워크샵에서 경영진은 주니어멘토와 의견을 교류하며 조직 내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고, 주니어멘토는 경영진의 관점에서 조직의 목표와 전략을 이해하며 세대 간 소통 차이를 극복하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그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온 화학적 결합은 최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는 본격적인 신사업 추진을 통해 프리미엄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본업 경쟁력 강화 매진...상품 차별화와 대면채널 확장에 박차
KB라이프생명은 그간 공을 들인 조직문화 안정화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인 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 및 차별화된 상품을 통한 제조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거시 환경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운용 전략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KB라이프는 올 상반기에 역모기지 종신보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신규 상품을 선보이는 등 보장성 상품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보장성 보험의 월납환산보험료(CMIP)에 기여해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출시한 '역모기지' 종신 상품에 간편심사 기능을 더한 '(무)KB라이프 간편한 역모기지 종신보험'을 지난 6월 1일 새롭게 선보였다. 고령자 및 유병력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형으로 인수 범위 확대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무)KB라이프 간편한 역모기지 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역모기지' 기능을 활용해 노후 생활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지급형태를 종신형으로 신청시 기존 사망보험금을 초과해도 '역모기지지급액'을 평생 지급받을 수 있어 장수 리스크에도 대비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종신보험에 역모기지 기능을 더한 '보험계약 역모기지 특약'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바 있다. 업계로부터 신규 상품에 대한 독창성과 유용성 등을 인정받은 것이다.
KB라이프는 차별적 상품경쟁력 강화와 함께 대면영업 채널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고 있지만 복잡하고 보험료 부담이 큰 생명보험 상품 특성상 전통적인 설계사 채널이 영업조직 경쟁력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환주 사장이 지난해 대표이사 내정 이후 첫 행보로 KB라이프의 자회사형 GA인 KB라이프파트너스를 방문한 배경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KB라이프는 영업채널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지난해 제판분리를 통해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한 바 있다.
올해 2월부터는고액 자산가 고객들을 보유한 우수 보험설계사만을 선별해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KB STAR Wealth Manager'를 론칭했다. 지난 2년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던 서비스를 KB라이프생명의 정규 서비스로 확대한 것으로, 'KB STAR WM'은 KB금융그룹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액자산가(VIP)를 위한 종합금융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KB라이프생명의 우수설계사 보유 규모는 생보업계 '우수인증설계사' 평균 비율에서도 증명됐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23년 KB라이프생명 '우수인증설계사' 비율(활동 설계사 기준)은 33.7%(438명)로, 생명보험업계의 '우수인증설계사' 평균 비율인 14.9% 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결과는 KB라이프의 판매전문회사인 KB라이프파트너스의 라이프파트너(Life Partner, LP) 채널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우수인증설계사 자격을 획득한 라이프파트너들은 평균 13회차 유지율 98.85%, 25회차 유지율 94.78%, 연소득 약 1억1300만원을 기록하는 등 높은 유지율과 소득을 기록했다.
이밖에 KB라이프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데이터 중심(Data Driven)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 데이터 수집, 분석 환경개선, 실질적인 비즈니스 활용 방안 등의 모색에도 나섰다. 데이터거버넌스TFT 운영을 통해 고객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다양한 EBM(Event Based Marketing)시나리오를 구축해 고객 맞춤형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 전개하는 등 디지털 비즈 경쟁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환주 KB라이프 사장은 지난 7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하반기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실행을 꾸준히 해줬으면 한다"며 "시장과 경쟁 상대를 같이 보는 시각을 갖고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갖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2030년 생명보험업계 3위 보험사'라는 포부를 밝힌 이환주 사장이 취임 6개월 간 안정적 스타트를 끊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