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연체율은 0.44%로 역대 최고치
다른 연령층보다 2배는 더 높아
주담대 연체율은 20%를 기록
"고금리 지속되면 청년발 대출폭탄 터질수도"
시중은행들이 2분기들어 연체정리에 나섬에 따라 가계 대출 연체율이 줄고 있다. 그러나 20대 이하의 연체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해 청년 경제에 위기 경고등이 켜졌다.
연령 특성상 고용이 불안한 청년층이 최근 금리가 치솟아 이자를 제때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부실채권을 활발하게 상・매각하고 있어 연체율을 잘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추가적으로 금리가 인상된다면 청년들의 경제 부담이 지금보다 더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상승세를 기록하던 은행 연체율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2023년 6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5%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p) 하락했다.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33%를 기록해 전월 말 0.37%보다 0.04%p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2%)은 전월 말 대비 0.01%p,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62%)은 전월 말 대비 0.13%p 내렸다.
연체율이 하락한 이유는 은행권이 부실채권을 대폭 정리했기 때문이다. 분기 말 상・매각 등으로 연체채권 정리규모(3조1000억원)는 전월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규연체 발생액(2조원)도 전월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한 20대 청년의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로 집계됐다. 30대·40대·50대·60세 이상 연령층의 연체율이 2분기 말 기준 각 0.17%, 0.21%, 0.20%, 0.2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주담대 연체율만 놓고 보면 청년 경제에 켜진 경고등이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19세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 현재 20%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주택금융공사 보증부 청년 전·월세 대출 상품의 영향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해당 상품의 경우 만 19세 이상 30세 이하 청년 가운데 무소득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금리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저소득 청년층이 늘어났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주거비 부담 때문에 빚을 탕감 받은 청년 역시 늘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개인워크아웃을 통해 원금 감면이 확정된 20대는 4654명이다. 작년 3509명에 비해 1000명이 넘게 증가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청년 대출 부실 문제를 최근 감지했다.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신용등급)의 연체율을 보면 2020년 이후 취급된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근 상당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2020년 이후 취급된 가계대출 가운데 30대 이하 차주(대출자)의 비중이 과거보다 높은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년발 대출 부실이 향후 가계 대출 폭탄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2019년 취급된 가계대출 가운데 30대 이하 사회초년생 차주의 대출 비중은 29.6%이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된 2020~2021년의 경우 38.3%까지 증가했다.
전체적인 연체율은 줄고 있으나 청년발 부실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년 사이 주택 매매 가격은 물론 전월세 시세도 뛰면서 젊은 층이 갈수록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은행권 대출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연체율, 신용대출 연체율 등 각종 지표에서 청년 경제의 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은행뿐만 아니라 사회 각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