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던 담배 시장 판도 바꾼 '잇몸 담배' 등장... 전문가, "청소년 타깃 마케팅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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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던 담배 시장 판도 바꾼 '잇몸 담배' 등장... 전문가, "청소년 타깃 마케팅 위험해"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6.21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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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ZYN), 잇몸에 붙여 사용하는 파우치형 담배
흡연 규제 강화 추세... 장소 구애받지 않는 '신종 담배' 인기
10대 이용률 높은 SNS 통해 인기 확산... 전문가, 마케팅 방식 비판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진데믹(ZYNdemic)'. 

신종 담배인 '진'의 뜨거운 인기를 전염병 확산에 빗댄 말이다. 진은 잇몸과 입술 사이에 넣고 니코틴을 흡수할 수 있게 만들어진 '신종 담배'다.

전 세계적으로 담배를 규제하는 기조가 강화되자, 금연구역 등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무연 담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에 대한 입소문이 10대 이용률이 높은 틱톡 등을 통해 확산되자, 청소년을 타깃으로 담배를 홍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SNS를 통해 신종 담배인 '진(ZYN)'과 관련된 유행성 게시물이 인기를 얻으며 확산되고 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쳐]
SNS를 통해 신종 담배인 '진(ZYN)'과 관련된 유행성 게시물이 인기를 얻으며 확산되고 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쳐]

2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파우치형 담배인 '진(ZYN)'의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비판받고 있다.

현재 미국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사이에서 진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인기를 얻으면서 '진데믹(ZYNdemic)'과 같은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진의 인기를 전염병의 범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에 빗댄 것이다. 

진은 미국에서 지난 2014년부터 판매됐지만, 필립모리스 USA(Philip Morris USA)가 인수한 뒤 틱톡 등의 SNS에서 회자되며 1년 반 사이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에 미국에서만 3억4000만통이 팔렸다.

최근 몇 년 간 '비흡연 세대'를 위해 뉴질랜드, 영국 등에서 담배 규제를 강화하는 기조가 확대되며 선진국 담배 시장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실제로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금연을 지향하는 추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담배업계 또한 담배 연기 없는 미래 등을 지향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담배 브랜드가 헬스케어 브랜드로 전환하는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흡연할 수 있는 환경이 축소되며 '진'과 같은 신종 담배가 담배 시장의 규모를 다시금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진은 담배 식물의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고체로 만든 니코틴 파우치 형태의 신종 담배다. 진을 잇몸과 입술 사이에 붙이면 잇몸 혈류를 통해 니코틴이 서서히 흡수된다. 일반 담배와 달리 연기나 냄새가 나지 않아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진의 국내 진입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21일 <녹색경제신문>에 "담배 규제가 강화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국내에서도 금연구역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규제를 피해 사용할 수 있는 신종 담배가 수입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진과 비슷한 입에 '머금는 담배'인 스누즈는 구강암 발생률이 궐련형 담배보다 4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국내에 진과 같은 신종 담배가 들어오기 전에 정부가 새로운 제품에 대해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특히 진의 청소년을 겨냥한 마케팅 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21일 <녹색경제신문>에 "사실 입에 넣고 니코틴을 흡수하는 진의 사용 방식은 청소년들의 이목을 끌 만한 특성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10대 이용률이 높은 SNS와 인플루언서(인터넷 유명인)를 활용해 홍보하며 청소년을 겨냥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니코틴 파우치는 21세 이상의 성인만 사용할 수 있지만, SNS의 영향으로 10대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 보건 당국에서도 2년마다 청소년 사용률을 확인해 제품 판매를 중지시키는 등 청소년의 니코틴 파우치 사용 실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1일 <녹색경제신문>에 "미국도 현재 다른 특별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후 사용률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규제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국내도 사전에 규제가 가능하도록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필립모리스는 미국과 국내의 담배 관련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진의 국내 출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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