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지표·만족도 1위 석권 뽑내는 기업들 많은데...공공기관, 심사·마케팅·컨설팅 명목으로 돈 지급해 '댓가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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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지표·만족도 1위 석권 뽑내는 기업들 많은데...공공기관, 심사·마케팅·컨설팅 명목으로 돈 지급해 '댓가성 논란'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7.10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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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역사 오래…구조 어쨌든 공신력에 참여
기업은 수상 대중에 알려야…광고비 별도
60년대 정부 정책 기업에 전파하던 기관들
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 [사진=Unsplash]
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 [사진=Unsplash]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최근 기업들이 연이어 각종 지수·지표·만족도 조사 1위 석권 소식을 알렸다. 이러한 상을 받는 것 자체에는 돈이 들지 않지만 심사, 마케팅, 컨설팅 명목으로 기업이 수여기관에 돈을 낸다는 증언이 나왔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상 결과를 마케팅에 쓸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인 만큼, 사실상 ‘상 장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공직유관단체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공공기관이다. 공직유관단체가 1위로 뽑아준 기업은 공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뉘앙스를 풍길 수 있다. 

최근 한 공직유관단체로부터 1위 성적을 받았다고 알린 A기업 관계자는 “이러한 상들은 역사가 오랬다. 고객을 대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매년 꾸준히 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조가 어찌됐든 간에 공신력과 신뢰가 있으니 자꾸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도 “사설단체가 주는 상에 비하면 공직유관단체가 주는 상은 더 명예적 가치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을 심사하고, 수여하고, 홍보하는 과정에서 돈이 오간다는 점이다.

최근 수상 소식을 알린 B기업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상을 ‘받는 것’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상을 받기 위한 심사에 돈을 내야 하고, 또 상을 받았다면 기업은 이를 광고로 내보내야 의미가 있지 않나. 이 광고에 또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수여기관에서도 ‘홍보비’라는 표현을 쓰며 금전이 오가는 부분을 인정했다.

공직유관단체 중 하나인 C기관 관계자는 “돈을 내면 상을 받는다는 개념이라기보다 홍보비를 내면 홍보를 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전이 오가는데 대가성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C기관 관계자는 “그렇지는 않다. 홍보에 얼마나 참여할 지는 기업이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위 기업이 홍보를 위해 내는 금액은 우리 단체가 정한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상을 수여하는 D기관도 ‘대가성 상’은 아니지만 홍보를 위한 비용은 든다고 말했다.

D기관 관계자는 “맹세코 우리 기관이 순위를 담보로 해서 대가성으로 주는 상은 없다”면서도 “수상자가 모두 선정되고 나면 우리 기관은 이 내용을 옥외광고, 지면광고 등으로 내보낸다. 이때 1등으로 뽑힌 기업은 이러한 광고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하려면 광고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컨설팅 명목으로 수익을 내는 공직유관단체도 있다.

박 대표는 “어떤 기관은 공적 지위를 활용해 상에 ‘훈장’의 성격을 부여한다. 기업이 이러한 상을 받고 싶으면 상을 주는 기관의 해주는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데, 이 컨설팅 비용이 수여기관의 매출이 된다”고 설명했다.

공직유관단체가 이러한 사업들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채산성이다.

박 대표는 “한전도 수익성 논란이 있지 않았나. 요즘은 공공기관도 스스로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채산성을 갖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과거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기관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박 대표는 “예전 산업화 시기에는 중앙부처가 큰 정책 방향성을 정해주면 이를 구체화해 기업에 전파하는 역할을 할 기관이 필요했다”며 “오늘 언급된 공직유관단체의 컨설턴트들은 60~80년대에 기업에 자문을 하고, 평가도 하면서 정부 정책을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원래 목적이었는데, 오늘날 상을 갖고 장사하는 것이 문제다. 기업을 규모와 분야별로 나눠 상을 만든 다음 컨설팅을 받게 하고, 그 비용으로 매출을 만든다. 21세기 기업들은 그 누구보다 정보에 빠른데도 말이다”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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